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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그림책

작성자 와이스토리 (ip:14.49.112.107)

작성일2023-05-22 22:49:06

조회수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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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렸을 적 시골 마을에서 자란 경험이 있다해거름이 내리면 인기척조차 드문 두메산골이었다할머니할아버지와 함께 자랐는데 누구 하나 간섭하는 사람 없어 낮에는 마음껏 온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놀았다생각해보면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그런데 문제는 밤이었다어둠이 내리면 다시 해가 뜰 때까지 할 일이 없었던 것이다글도 읽을 줄 모르던 시절 밤마다 필자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할머니를 졸랐다할머니는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하면서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주곤 하셨다한 마디라도 놓칠까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었는데할머니의 목소리가 낮아질 때면 나도 모르게 숨이 죽여지기도 했다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는 꿈으로 이어져 한바탕 모험이 펼쳐지기도 했다길고 추운 겨울날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다 이야기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영문학 교수인 존 닐(John D. Niles)은 인간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나랜스 Homo Narrans’라고 하였다존 닐에 따르면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이해한다고 한다신화학자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에 따르면 인간이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는 것은 세계와 관계를 이루기 위함이며우리 삶을 현실과 조화시키기 위해서라고 하였다존 닐과 조지프 캠벨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개척해나감을 알 수 있다필자가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은 물론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었던 까닭도 있기는 했지만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싶은 욕구는 아니었을까 싶다.

 요즘 전래동화(傳來童話)’라는 개념이 있지만사실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가 따로 구전되었던 것은 아니다마치 아주 오랜 옛날부터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들이 따로 존재하여 전해진 것처럼 오해할 수 있으나, ‘전래동화라는 것은 교육’ 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으면서 생긴 현대적 용어라 할 수 있다한국구비문학대계』 라든지 설화집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어린이들을 위해 따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없다따라서 전래동화라는 표현보다는 옛이야기라는 개념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오늘 칼럼에서는 옛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 두 권과 이에 대한 활용법에 대해 안내해 보고자 한다먼저 박영만이 일제 강점기에 수집한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은 붙어라 떨어져라이다이 그림책은 사파리 출판사에서 펴낸 방방곡곡 옛이야기 시리즈 15번에 있는 책으로 익살스럽게 그려진 장면이 매력적이다필자의 그림책이 참 좋아이야기 톡그림책 톡!』 2권 첫 번째 책으로 실려 있기도 하다이 책은 책 읽기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무겁지 않은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또한 그림책과 관련된 신체 활동도 할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활용도가 큰 책이라 할 수 있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는 청년이 주인 영감의 심술에 그만 일을 그만두고 돗자리를 팔러 다닌다어느 날 깊은 산속에서 잠을 청하게 되는데무덤 주인으로부터 종이 두 장을 선물 받는다종이는 마법의 부적이었는데붙을 접()자가 적힌 종이를 만지며 붙어라 붙어라말하면 무엇이든지 찰싹찰싹 붙고떨어질 락()자가 적힌 종이를 만지며 떨어져라 떨어져라하면 무엇이든지 털썩털썩 떨어지게 된다청년은 부적을 받자마자 머슴살이를 하던 주인집을 찾아간다마침 주인 영감 딸의 혼사가 치러지고 있었다청년은 부적을 사용하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먼저 부적 만들기 활동을 해 볼 수 있다다만 저학년의 경우 한자를 쓰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한자를 크게 인쇄하여 따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부적을 만들 때에는 시간을 넉넉히 주어 아이들이 여유롭게 자기만의 색깔로 만들어볼 수 있게 격려하는 것이 좋다또한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삼가고 어디까지나 상상력을 키우는데 의의를 두는 것이 좋다.

 부적을 만든 다음에는 주자를 정하여 붙어라 떨어져라’ 신체활동을 해 볼 수 있다한 사람씩 번갈아가며 주문을 외치고 그에 맞게 구성원들이 미션을 행하는 비교적 간단한 게임이다얼마 전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태권도 체육관에서 방학 특강으로 그림책 수업을 진행하였는데초등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학령대가 다양하여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체육관이라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그림책만 읽는 것은 너무 싱거운 시간이 될 듯하기도 하였다고민 끝에 그림책 붙어라 떨어져라를 읽고 부적을 만든 다음 붙어라 떨어져라’ 신체 활동을 하였는데모든 참여자들이 즐거워하는 활기찬 시간이었다주자가 외친 주문에 미션을 행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탈락하는 간단한 게임으로 기억에 남는 주문은 파랑에 붙어라땅에 붙어라같은 성끼리 붙어라관장님께 붙어라’ 등이었다신체활동을 할 경우 붙어라’ 주문 후에는 반드시 떨어져라’ 라는 주문을 외쳐 내가 만든 작품이 고루 사용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다음 주문을 대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한 팁이다.

 적당한 신체 활동 후에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나에게 붙이고 싶은 것과 나에게서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표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신체활동만 진행하는 경우에도 나름 의미는 있지만기왕이면 그림책을 통해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활동 영역을 넓히는데 긍정적이라 여겨진다나에게 붙이고 싶은 것으로 아이들이 선택하는 것에는 스마트폰이 우선적으로 많고초능력이라든지 100점짜리 성적표 등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나에게서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으로는 엄마의 잔소리숙제동생이라고 하는 아이들이 많으며 추상적으로 전쟁이라든지 악이라고 하는 아이들도 많다나에게 붙이고 떨어지게 하고 싶은 활동의 연장선으로 다른 사람에게 붙이거나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해봄으로써 대상에 대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주로 부모나 친구를 삼기도 하는데대상에게 꼭 필요로 하는 것으로 선택해보자고 하면 자칫 장난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체육관에서 만난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의 경우엄마에게 붙여주고 싶은 것은 ‘1등에 당첨되는 복권’, 아빠에게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은 야근이라고 하였는데아이의 진심이 느껴져 가슴이 찡하기도 하였다.

 다음으로 소개해 볼 그림책은 보림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이다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그림책 작가 이억배의 손에 재탄생된 작품이다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9 번 작품으로 이억배 특유의 그림이 편안함을 주면서도 보는 재미를 주는 그림책이다


 옛날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아이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글로 적어 이야기 주머니에 넣어 꼭꼭 잠가 두었다몇 해가 지나자 주머니에는 온갖 이야기들이 가득차게 되었다그런데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꽁꽁 숨겨두기만 하자주머니에 갇힌 이야기들은 갑갑함에 아이를 혼내주기로 한다머슴아이가 이야기들의 꿍꿍이를 우연히 듣게 된다아이가 혼례를 치르기 위해 처가로 가는 도중이야기들은 온갖 유혹으로 아이를 혼내주려고 한다하지만 머슴아이의 방해로 번번이 실패한다머슴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진 아이는 이야기 주머니를 풀어 이야기들이 세상에 널리 퍼져나갈 수 있게 한다.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에도 수록되어 있다각 지역별로 등장하는 화소에 차이는 있으나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전하고 있다. 이야기라는 말의 어원에는 耳於藥이라 하여 귀로 듣는 약이라는 설도 있다이야기는 귀로 듣는 약이라는 것이다이야기 속에는 삶의 지혜들이 담겨 있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곧 삶의 지혜를 나누는 것이라 할 수 있다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를 혼자만 듣고 주머니 속에 꽁꽁 감춰두었으니 아이가 벌을 받을 만도 하다.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는 간단한 연극을 해보는 것을 권한다이야기를 간단한 극본 형태로 바꾸고 소품을 활용하여 연극을 해보되극본을 만드는 과정부터 모둠별로 아이들끼리 의논을 하여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고 여겨진다한 권의 그림책을 읽고도 모둠별로 다양한 연극 작품이 등장할 수 있는데모두의 연극을 감상한 후에는 팀별로 좋은 점은 무엇이었는지 의견을 나누어 보는 것이 좋다연극 외에도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활동도 해 볼 수 있다먼저 이야기톡 그림카드 스티커를 활용하여 문장을 만들고 커다란 주머니 안에 아이들이 만든 다양한 문장들을 넣어두고 문장을 무작위로 뽑아 강제결합에 의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다아이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주머니에 담아 언제든지 아이들이 자유롭게 꺼내 볼 수 있도록 하거나 공간을 따로 만들어 북아트 등으로 만들어 전시를 해두는 것이 좋다주머니가 여의치 않다면 커다란 나무를 활용하거나 다른 매개체를 이용할 수 있다.

 옛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가르침이 담겨 있다옛이야기 그림책을 활용하여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해봄으로써 재미를 얻는 동시에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삶의 지혜를 나누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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