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스타이그(William Steig)는 1907년 1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카툰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육십이 넘은 나이에 어린이를 위한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는데, 발표하는 작품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였는데, 색과 모양이 특이한 조약돌을 모으는 것이 취미인 당나귀 실베스터가 요술 조약돌을 주워 집으로 돌아오다가 굶주린 사자를 만나 당황한 나머지 잘못된 소원을 빌어서 바위로 변해 오랫동안 엄마, 아빠를 만나지 못하는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실베스터가 실종되자 엄마, 아빠는 경찰에 신고를 한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에서 경찰은 돼지로 그려져 있다. 작품이 발표되던 당시 한동안 경찰이라는 직업을 돼지로 표현하였다는 이유로 금지책이 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며 꾸준히 읽히고 있는 작품이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을 읽고, 나에게도 실베스터처럼 요술 조약돌이 생긴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거나, 마지막에 가족인 재회를 한 이후 실베스터의 아빠가 요술 조약돌을 바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토의해보면 좋다. 창의활동도 가능한데, 실종된 실베스터를 찾아달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그려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그린 포스터이다. 기본 포스터 양식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대어 표현하고 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대표 그림책에는 영화로도 제작이 된 <슈렉!>이라는 작품이 있다. 무지무지하게 못생긴 슈렉이 늪을 떠나 홀로서기를 한다. 슈렉은 마녀에게 자신의 운명을 전해듣게 되고 글의 마지막에 못생긴 피오나 공주를 만난다. 서로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린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공주의 개념을 산산이 깨뜨려준 작품이 바로 <슈렉>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도 윌리엄 스타이그의 원작 내용과 같이 피오나 공주는 예쁘고 날씬하게 변하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못생기고 뚱뚱하게 남는다. 슈렉 역시 멋진 왕자님으로 변신하는 대신 못생긴 초록 괴물 그대로 남는다. 멋진 공주와 왕자로 변하여 서로 사랑에 빠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거라 여긴 우리들의 기대는 보기 좋게 깨진다. 어찌 보면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것.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 속의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결혼을 했으니, 아기를 낳으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여 그려보게 하는 것도 그림책과 관련한 재미있는 활동이라 여겨진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대표작으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이다. 이가 아픈 여우는 어느 정도 치료를 받자 교활한 계획으로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위기에 빠뜨리지만, 지혜를 발휘하여 위기를 모면하는 드소토 선생님의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1983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한 이 작품은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찾아온 동물 손님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손님들 중에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속 등장인물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베스터와 엄마가 길을 걸어가고 있기도 하고 실베스터의 아빠가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도 있다.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이 서로 오버랩되면서 찾아내는 재미를 선사한다.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과 관련하여 여러 활동을 해 볼 수 있는데, 먼저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드소토 선생님은 생쥐여서 몸집이 큰 동물들의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거나 도르래를 이용하였는데, 외에도 어떤 방법이 있을지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내 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방법에는 환자를 눕힌다거나 로봇을 이용해서 치료해준다는 것이다. 치료를 아예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아이도 있었는데, 생각을 달리 접근한 방법이라 기억에 남았다.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할 때에는 브레인스토밍 방법에 대해 충분히 안내를 하고 주제를 인식한 다음 여러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좋다. 외에도 드소토 선생님의 입장이 되어 여우를 치료해줄지 말지 간단히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은 이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지만,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아빠와 피자놀이> 라는 그림책이다. 비가 와서 밖에 나가놀지 못해 뿌루퉁한 피트를 아빠가 피자로 만들어버린다.
피트라는 피자 도우를 쭉쭉 늘리기도 하고 위로 번쩍 던지기도 하고 각종 토핑을 올려 꾸미기도 한다. 그리고 맛있게 구워 피자를 완성한다. <아빠와 피자놀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으면서 피자 만들기 신체활동을 한 적이 있다. 둘씩 짝을 지어주어 서로 한 번씩 상대방을 피자로 만들어주었는데, 간단한 활동이었는데도 웃음이 끊이지 않고 즐거워한 시간이었다. 실제 또띠아를 이용하여 자신이 먹고 싶은 피자를 만들어보는 것도 그림책 연관 활동으로 권하고 싶다. 이 작품은 그림책을 주제로 가족캠프를 진행할 때에도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윌리엄 스타이그는 잡지나 신문에 만화를 그리는 카툰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3년 10월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영원히 살아숨쉬길 응원해본다.
필자는 2015년부터 와이스토리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매월 한 차례씩 열리는 연구원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들이 고정적으로 만나 자신의 스토리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보완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자기개발을 하고 있다. 연구원 모임에서는 각계각층의 작가를 섭외하여 교육을 듣기도 하는데, 2018년 여름에는 『매일 너에게 반해[씀](톡이 글이 되는 시간)』(김유진 저, 더디퍼런스 출판사 2018.)을 쓴 김유진 작가를 만나 글쓰기 교육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강의 중 김유진 작가는 ‘왜 우리는 악기는 연습하면서 글쓰기는 연습해야 한다고 느끼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꽤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물음이었다. 작가의 말에 깊이 공감되며 무엇보다 글쓰기 연습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글쓰기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언급의 여지가 없을 줄 안다.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자유로우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나게 표현하는 것이 주요한 능력임은 말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쓰기 교육이 쉽지만은 않다. 필자 역시 독서, 논술, 토론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글쓰기 시간이다. 아이들이 제일 지루해하면서 힘들어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모든 수업 과정의 마무리에 항상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글쓰기를 할 때마다 어떻게 접근하면 즐겁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매끄럽게 풀 수 있게 지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오늘은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교육에 대해 살펴보면서 그림책을 활용하여 어떻게 하면 즐거운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 대상 그림책은 채인선 작가의 『빨간 줄무늬 바지』(채인선 글, 이진아 그림, 보림출판사, 2007.)이다. 채인선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해빈이와 해수라는 두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계기로 작가가 되었다고 하는데, 재미있게도 『빨간 줄무늬 바지』에도 해빈이와 해수가 등장한다. 대표작에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아름다운 가치 사전』과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내 짝꿍 최영대』 등 다수가 있다.
『빨간 줄무늬 바지』는 빨간 줄무늬 바지가 변신을 하며 여행을 하는 이야기이다. 처음 빨간 줄무늬 바지의 주인은 김해빈이었다. 토끼띠인 해빈이를 위해 엄마는 빨간 줄무늬 바지에다 토끼 인형을 달아준다. 해빈이가 자라 빨간 줄무늬 바지가 작아지자 빨간 줄무늬 바지는 다음 주인에게 갔는데, 바로 김해빈의 동생 김해수였다. 엄마는 딸기를 좋아하는 해수를 위해 빨간 줄무늬 바지에 딸기 단추를 달아주었다. 해수는 빨간 줄무늬 바지를 무척 좋아했지만, 계속해서 입을 수는 없었다. 해수의 키가 훌쩍 자라자 빨간 줄무늬 바지는 다른 주인에게 간다. 그렇게 빨간 줄무늬 바지는 여러 아이를 거치게 된다. 글의 마지막 장면에서 빨간 줄무늬 바지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글을 읽으시는 독자께서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빨간 줄무늬 바지』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일차적으로는 자신의 경험을 발굴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빨간 줄무늬 바지』는 읽어가는 내내 빨간 줄무늬 바지와 함께 여행을 떠나며 여러 경험들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물건을 물려받아 사용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형제, 자매가 있는 경우에는 더 그러하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또는 읽고 난 후 언니나 오빠, 누나의 옷을 물려받아본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혹은 물려준 경험들을 나누며 그림책과 관련된 자신의 스토리를 발굴해낼 수 있다. 요즘은 외동이 비중이 적지 않아 옷이나 신발 등을 물려받는 것에 대한 경험이 생소할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자원 재활용을 통한 물품 공유, 형제자매가 아닌 다른 대상의 물건을 물려받는 경험 등으로 유연하게 대신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 떠올리고 나누기가 중요한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글쓰기의 큰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결국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직, 간접적인 경험은 글쓰기를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된다.
『빨간 줄무늬 바지』를 활용한 다음 활동으로는 빨간 줄무늬 바지 변신 시키기이다. 그림책에 제시된 빨간 줄무늬 바지와 유사한 바지를 만들어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태어 변신시켜 보는 활동인데,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빨간 줄무늬 바지를 변신시키기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뚜렷한 대상 없이 빨간 줄무늬 바지를 바꾸어보는 것이며 둘째는, 대상을 염두에 두고 바지를 변신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빠를 위해 빨간 줄무늬 바지를 변신시킨다던지, 친구를 위해 바꾸어보는 것이다. 대상에 따라 빨간 줄무늬 바지가 빨간 팬티가 되기도 하며 빨간 모자가 되기도 하는데 마음대로 오리고 붙여 빨간 줄무늬 바지를 변신시키는 과정이 즐겁기만 하다.
마지막으로는 『빨간 줄무늬 바지』와 관련된 글쓰기 활동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전체적인 그림책 활동을 정리하여 일기를 써볼 수도 있고, 독서감상문도 괜찮다. 또는 그림책과 자신의 경험을 접목한 생활문, 동시 쓰기도 좋다. 그림책을 단순히 읽기만 하고 글쓰기를 하는 것보다 여러 활동을 접목한 다음 글쓰기에 접근하는 경우 더 풍성한 글감이 마련되며, 글쓰기의 형식 또한 넓어진다. 글쓰기를 하는 경우 처음부터 많은 양의 쓰기를 권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압축된 글쓰기를 하는 아이들의 경우, 글 속에서 해소되지 않는 궁금한 점들을 짚어주고 독자가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쓸 수 있게 조언해줄 필요가 있다. 글쓰기를 마무리한 다음에는 퇴고 과정을 거쳐 바르지 않은 표현에 대해서는 아이가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하며 ‘틀렸다’는 사실에 집착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누구나 맞춤법에 실수할 수 있음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아이가 글쓰기 한 자료를 모아 지난 번 글쓰기보다 나아진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개선하면 더 좋을 부분에 대해서도 진솔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긍정적이라 여겨진다.
2019년 부산에서 『그림책이 참 좋아! 이야기 톡! 그림책 톡!』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림책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 및 글쓰기 교육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였는데, 강의 말미에 한 수강생께서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교육에 대한 의문을 표현하였다. 과연 아이들이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수업에 재미를 가질 수 있는지, 글쓰기가 나아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좋은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교육시간이 충분치 않아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지 못했었다. 이 글을 빌려 보충하여 설명드리고 싶다. 먼저 이러한 질문을 드리고 싶다.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 스스로가 먼저 재미있고 글쓰기가 즐거운지 여쭙고 싶다.
우리가 국어를 배운다고 모두가 국어를 재미있어 하거나 좋아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수학을 배운다고 모두가 수학 선생님이 되지는 않는다. 글쓰기 교육을 한다고 해서 아이가 무조건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고 글쓰기 실력이 좋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우리의 의도대로 아이들이 따라와 주지는 않는다. 심리학자들이 내담자의 삶을 바꿀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상담을 받는다고 모든 내담자가 달라지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변화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변화하여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 물론 그 방향대로 갈 것인지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인지는 오롯이 내담자의 몫이다. 글쓰기 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교육을 한다고 아이가 달라지거나 교육의 의도대로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즐거우면서도 바른 교육을 제공한다면 아이 스스로 글쓰기에 재미가 붙을 수 있으며 재미가 있어서 여러 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느는 것이다. 사실 글쓰기가 재미있거나 잘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우리 아이들의 경우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기 전에 ‘일기 숙제’라는 의무감으로 시작하다보니 글쓰기 자체를 싫어하거나 틀릴까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참 안타까운 부분이라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림책을 활용한 즐거운 활동과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글쓰기 접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림책 관련 교육을 할 때 꼭 수강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간을 두고 있는데, 본인이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끼기 힘든 부분이 많아서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지만, 그 교육이 도움이 되는지 즐거운지 우리가 직접 교육을 받아보지 않는 이상 알 수는 없는 법이다. 글쓰기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강사 스스로 지도만 하지 말고 직접 써보는 경험을 가질 때, 아이들이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교육에는 정해진 방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림책의 주제, 표현방식 등에 따라 접근해야 하는 방법이 셀 수 없이 다양하다. 또한 모든 그림책이 글쓰기 수업에 적합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수업의 경우 그림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으로 글쓰기 시간을 위한 영양분을 충분히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사 스스로 다양한 도서에 알맞은 활동을 적용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만의 글쓰기 수업에 대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즐기다보면 글쓰기 수업에 대한 재미를 느끼면서 자신감 또한 커질 것이라 여겨진다.
* 이미지를 포함한 내용은 그림책활동가블로그 https://blog.naver.com/bulggop79 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그림책 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그림책의 영역도 확대되어 가고 있다. 주제 면에서도 신화, 역사, 자연관찰 등 그림책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대상이 넓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림책은 그림이 주인공이고 글이 조연 역할을 하는 점에서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 책을 그림책으로 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지식 정보 그림책의 한 장면인 위 그림은 지식 정보 그림책에서 그림이 하는 역할을 잘 보여준다. 그림이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역할을 할뿐더러 글밥보다 비중있게 배치되면서 전문적인 정보를 전함에 있어 그림이 단순한 삽화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림책의 범위를 단순히 그림으로 작가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시대변화 흐름에 맞지 않는다 할 수 있다. 작가의 스토리를 전하는 영역에서 지식과 정보를 전하는 영역에까지 그림책은 이미 범위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림책은 다양한 변화를 꾀하며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다가올 것이므로 한정적인 범위로 그림책을 구분하는 것은 지양해야할 점으로 여겨진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동문학가 조은수의 지식정보 그림책을 선정하여 지식 정보 그림책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에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의 폭이 넓은 작가가 있다. 바로 조은수 작가이다. 사실 조은수 작가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얻기가 힘든 편이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국어
국문학 공부를 했다는 점은 익히 알
려져 있다. 출판 인세의 일부를 좋은 곳에 기부하고 있다는 점도 검색을 통해서 알 수 있지만, 더 상세한 정보는 알아보기가 힘들다. 포털 사이트 (portal site) ‘네이버’에서 ‘아동문학가 조은수’로 검색하면 관련 도서 정보만 150여종에 이른다. 도서 목록을 살펴보면 조은수 작가는 다양한 그림책 작업을 한 작가임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주로 외국 그림책을 번역하는 활동을 하거나 어린이 그림책에 글을 쓰는 작업을 했으며 최근에는 뒤늦게 배운 그림 실력을 발휘하여 글과 그림 모두를 작업하고 있다.
조은수 작가가 번역한 작품 중 익히 알려진 그림책에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부루퉁한 스핑키』(1995), 『슈렉!』(2001), 로렌 차일드의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2001) 등 다수가 있다. 특히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는 필자가 낸 『그림책이 참 좋아! 이야기 톡! 그림책 톡!』 1권에 그림책에 대한 설명과 활용법이 소개된 책이기도 하다.
역사에도 관심이 많은 조은수 작가는 창비 출판사를 통해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2』 등을 내기도 하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내고 있는 팔색조와 같은 매력이 있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이번 칼럼에서는 조은수 작가의 그림책 중 대표적인 지식정보 그림책을 선정하여 활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대상 도서는 조은수 작가가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하고 아이세움 출판사에서 펴낸 머리에서 발끝까지 시리즈 5번 『꿈꾸는 뇌』 이다.
『
꿈꾸는 뇌』는 우리 뇌에 대한 여러 정보를 손쉬운 그림과 글로 표현하고 있다. 지식정보 그림책의 경우, 대부분 책이 글밥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그림책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도서를 미리 읽어올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상자들이 도서를 살펴볼 수 없다면 책의 주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실제 텍스트는 아이들이 쉬는 시간 등을 활용하여 읽어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도 접근에 도움이 된다.
『꿈꾸는 뇌』는 우리 뇌를 ‘물컹한 호두’라고 표현하고 있다. 적절한 비유라 여겨진다. 수업의 도입부에서 실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호두를 하나씩 나누어 준 다음, 호두를 흔들어 보고, 여기 저기 굴려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손바닥으로 표면을 느껴보고, 호두를 까서 내용물을 살펴보고, 맛을 보는 등 오감을 활용하여 접근한다면 자칫 딱딱하게 흘러갈 수 있는 수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실제 본 수업에 들어가서는 왜 호두를 이용하여 우리 뇌를 표현했는지 ‘뇌’ 사진을 활용하여 호두와 뇌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 살펴보고 정리하여 발표하는 것도 좋다.
지식정보 그림책의 가장 보편적인 활용법은 전문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알아보고, 기억에 남은 부분을 아이들 스스로 활동지나 북아트를 통해 정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올바르지 않은 지식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지식을 정리할 때에는 활동지로 점검하고 퀴즈를 활용하는 방식도 좋다. 퀴즈의 경우 아이들이 직접 퀴즈를 출제하는 것도 좋다고 여겨진다.
지식정보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는 경우 자칫 분위기가 딱딱하게 경직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때에는 관련 지식을 활용한 간단한 게임이나 활동을 통해 분위기를 유쾌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꿈꾸는 뇌』는 우리 몸의 각 부분에 명령을 내리는 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한 친구는 뇌가 되어 명령을 내리고, 한 친구는 명령을 따르는 활동을 해본다든지, 명령에 무조건 반대되는 행동을 해보게 하는 활동을 해볼 수 있는데, 모두 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간이다. ‘청기백기’ 같은 게임의 경우 준비해야 할 도구가 적으면서도 게임 자체가 속도감 있고 몰입도가 큰 활동 중 하나이다.
『꿈꾸는 뇌』의 경우 뇌와 관련된 그림책이므로 나의 뇌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져 있는지 표현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미 그러한 활동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수업 참가자가 있다면 자신을 벗어나 다른 사람을 지정하여 ‘내가 생각하기에 그 사람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들어가 있을지’ 표현해보는 것이 좋다. 필자의 아이가 아홉 살이었을 때 『꿈꾸는 뇌』를 함께 읽고 엄마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있을 것 같은지 물어보고 그려보게 한 적이 있다.
아이가 그린 엄마의 머릿속 생각들을 보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아이가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은 어떠한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당시 필자의 어머니가 병환 중인 까닭에 투병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까닭에 아이가 표현한 엄마 생각에는 ‘외할머니’ 영역이 있었다. 말은 하지 않지만, 엄마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아이가 헤아리고 있는 듯하여 가슴이 뭉클하였다. 반면 ‘다이어트’ 영역을 가장 크게 그린 점을 보면서 아이의 예리한 시각에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이러한 시간은 『꿈꾸는 뇌』라는 지식 정보 그림책을 읽고 지식을 얻는 것에서 벗어나 서로의 생각을 헤아려 볼 수 있어 의미가 있는 활동이라 여겨진다.
『꿈꾸는 뇌』에는 ‘기억의 서랍장’이라는 장(章)이 있는데,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이 되는 과정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을 활용하여 나의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은 무엇인지 스토리를 활용하여 표현해보거나 책에서 소개한 기억을 얻는 과정을 나만의 네 컷 만화로 표현해 보는 것도 딱딱한 지식 정보 그림책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네 컷 만화로 작업할 경우, 그림을 그리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거나 그림을 너무 대충 그리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NIE를 활용하여 신문에서 사진이나 그림을 오린 후 연결하여 작업하는 것이 좋다.
지식이 힘이 된다는 믿음 때문일까. 많은 부모들이 지식 정보 그림책을 아이들이 읽기를 원한다. 지식 정보 책만을 탐독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학습만화가 식지 않는 인기를 유지하는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가 책을 읽고 나면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궁금해 한다. 간혹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가 들기도 한다.
지식 정보 그림책 수업의 경우, ‘정보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후에는 잡은 토끼를 활용한 활동으로 확대해 볼 수 있는데 흥미를 일으키는 여러 게임으로 재미적인 요소를 부여하고, 체계적인 지식을 정리하는 활동 후에 취합된 정보의 개념을 활용한 사고력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사고력 활동의 경우 너무 많은 활동을 제시하기 보다는 핵심적인 활동 한 두 가지를 깊이있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창출한 내용물에 대해서는 발표와 토의 등을 거쳐 공유하고 서로의 생각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작업이 덧붙여져야 한다. 또한 활동의 마무리에는 책을 읽기 전, 책을 읽고 난 후를 비교하여 새로 알게 된 점, 느낀 점 등을 글로 기록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지식을 쌓는 것을 뛰어 넘어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식 정보 그림책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쓴이 고현주는 청주에 살고 있다. 어느새 중학생이 된 큰 아이를 키우다 그림책에 푹 빠져 지낸 지 십년이 넘었다. 그림책 관련 책을 낼 정도로 그림책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림책으로 더 행복해질 세상을 꿈꾸고 있다.
필자는 어렸을 적 시골 마을에서 자란 경험이 있다. 해거름이 내리면 인기척조차 드문 두메산골이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자랐는데 누구 하나 간섭하는 사람 없어 낮에는 마음껏 온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생각해보면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밤이었다. 어둠이 내리면 다시 해가 뜰 때까지 할 일이 없었던 것이다. 글도 읽을 줄 모르던 시절 밤마다 필자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할머니를 졸랐다. 할머니는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하면서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주곤 하셨다. 한 마디라도 놓칠까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었는데, 할머니의 목소리가 낮아질 때면 나도 모르게 숨이 죽여지기도 했다.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는 꿈으로 이어져 한바탕 모험이 펼쳐지기도 했다. 길고 추운 겨울날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다 이야기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영문학 교수인 존 닐(John D. Niles)은 인간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나랜스 Homo Narrans’라고 하였다. 존 닐에 따르면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이해한다고 한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에 따르면 인간이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는 것은 세계와 관계를 이루기 위함이며, 우리 삶을 현실과 조화시키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존 닐과 조지프 캠벨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개척해나감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은 물론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었던 까닭도 있기는 했지만,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싶은 욕구는 아니었을까 싶다.
요즘 ‘전래동화(傳來童話)’라는 개념이 있지만, 사실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가 따로 구전되었던 것은 아니다. 마치 아주 오랜 옛날부터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들이 따로 존재하여 전해진 것처럼 오해할 수 있으나, ‘전래동화’라는 것은 ‘교육’ 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으면서 생긴 현대적 용어라 할 수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라든지 설화집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어린이들을 위해 따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없다. 따라서 ‘전래동화’라는 표현보다는 ‘옛이야기’라는 개념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오늘 칼럼에서는 옛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 두 권과 이에 대한 활용법에 대해 안내해 보고자 한다. 먼저 박영만이 일제 강점기에 수집한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은 ‘붙어라 떨어져라’이다. 이 그림책은 사파리 출판사에서 펴낸 방방곡곡 옛이야기 시리즈 15번에 있는 책으로 익살스럽게 그려진 장면이 매력적이다. 필자의 『그림책이 참 좋아! 이야기 톡! 그림책 톡!』 2권 첫 번째 책으로 실려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책 읽기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무겁지 않은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그림책과 관련된 신체 활동도 할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활용도가 큰 책이라 할 수 있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는 청년이 주인 영감의 심술에 그만 일을 그만두고 돗자리를 팔러 다닌다. 어느 날 깊은 산속에서 잠을 청하게 되는데, 무덤 주인으로부터 종이 두 장을 선물 받는다. 종이는 마법의 부적이었는데, 붙을 접(接)자가 적힌 종이를 만지며 ‘붙어라 붙어라’말하면 무엇이든지 찰싹찰싹 붙고, 떨어질 락(落)자가 적힌 종이를 만지며 ‘떨어져라 떨어져라’하면 무엇이든지 털썩털썩 떨어지게 된다. 청년은 부적을 받자마자 머슴살이를 하던 주인집을 찾아간다. 마침 주인 영감 딸의 혼사가 치러지고 있었다. 청년은 부적을 사용하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먼저 부적 만들기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다만 저학년의 경우 한자를 쓰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한자를 크게 인쇄하여 따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부적을 만들 때에는 시간을 넉넉히 주어 아이들이 여유롭게 자기만의 색깔로 만들어볼 수 있게 격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삼가고 어디까지나 상상력을 키우는데 의의를 두는 것이 좋다.
부적을 만든 다음에는 주자를 정하여 ‘붙어라 떨어져라’ 신체활동을 해 볼 수 있다. 한 사람씩 번갈아가며 주문을 외치고 그에 맞게 구성원들이 미션을 행하는 비교적 간단한 게임이다. 얼마 전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태권도 체육관에서 방학 특강으로 그림책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초등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학령대가 다양하여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체육관이라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그림책만 읽는 것은 너무 싱거운 시간이 될 듯하기도 하였다. 고민 끝에 그림책 ‘붙어라 떨어져라’를 읽고 부적을 만든 다음 ‘붙어라 떨어져라’ 신체 활동을 하였는데, 모든 참여자들이 즐거워하는 활기찬 시간이었다. 주자가 외친 주문에 미션을 행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탈락하는 간단한 게임으로 기억에 남는 주문은 ‘파랑에 붙어라, 땅에 붙어라, 같은 성끼리 붙어라, 관장님께 붙어라’ 등이었다. 신체활동을 할 경우 ‘붙어라’ 주문 후에는 반드시 ‘떨어져라’ 라는 주문을 외쳐 내가 만든 작품이 고루 사용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 다음 주문을 대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한 팁이다.
적당한 신체 활동 후에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나에게 붙이고 싶은 것과 나에게서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표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신체활동만 진행하는 경우에도 나름 의미는 있지만, 기왕이면 그림책을 통해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활동 영역을 넓히는데 긍정적이라 여겨진다. 나에게 붙이고 싶은 것으로 아이들이 선택하는 것에는 ‘돈, 스마트폰’이 우선적으로 많고, 초능력이라든지 100점짜리 성적표 등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나에게서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으로는 ‘엄마의 잔소리, 숙제, 동생’이라고 하는 아이들이 많으며 추상적으로 전쟁이라든지 악이라고 하는 아이들도 많다. 나에게 붙이고 떨어지게 하고 싶은 활동의 연장선으로 다른 사람에게 붙이거나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해봄으로써 대상에 대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주로 부모나 친구를 삼기도 하는데, 대상에게 꼭 필요로 하는 것으로 선택해보자고 하면 자칫 장난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체육관에서 만난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의 경우, 엄마에게 붙여주고 싶은 것은 ‘1등에 당첨되는 복권’, 아빠에게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은 ‘야근’이라고 하였는데, 아이의 진심이 느껴져 가슴이 찡하기도 하였다.
다음으로 소개해 볼 그림책은 보림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그림책 작가 ‘이억배’의 손에 재탄생된 작품이다.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9 번 작품으로 이억배 특유의 그림이 편안함을 주면서도 보는 재미를 주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