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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 청소년의 어휘력 및 사회성 향상을 위한 그림카드 활용
        논문 다운로드 링크 http://www.riss.kr/search/Search.do?detailSearch=false&searchGubun=true&oldQuery=&query=%EA%B9%80%EC%84%B1%EB%B2%94+SST&x=0&y=0
      와이스토리2024-01-09 14:31:53
    • 일러스트 카드를 이용한 텍스트 스토리 데이터셋의 감성 분석_홍익대학교 배병철교수
        
      와이스토리2023-11-15 09:49:56
    • 그림책 작가 윌리엄 스타이그
      윌리엄 스타이그(William Steig)는 1907년 1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카툰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육십이 넘은 나이에 어린이를 위한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는데, 발표하는 작품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였는데, 색과 모양이 특이한 조약돌을 모으는 것이 취미인 당나귀 실베스터가 요술 조약돌을 주워 집으로 돌아오다가 굶주린 사자를 만나 당황한 나머지 잘못된 소원을 빌어서 바위로 변해 오랫동안 엄마, 아빠를 만나지 못하는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실베스터가 실종되자 엄마, 아빠는 경찰에 신고를 한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에서 경찰은 돼지로 그려져 있다. 작품이 발표되던 당시 한동안 경찰이라는 직업을 돼지로 표현하였다는 이유로 금지책이 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며 꾸준히 읽히고 있는 작품이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을 읽고, 나에게도 실베스터처럼 요술 조약돌이 생긴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거나, 마지막에 가족인 재회를 한 이후 실베스터의 아빠가 요술 조약돌을 바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토의해보면 좋다. 창의활동도 가능한데, 실종된 실베스터를 찾아달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그려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그린 포스터이다. 기본 포스터 양식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대어 표현하고 있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대표 그림책에는 영화로도 제작이 된 <슈렉!>이라는 작품이 있다. 무지무지하게 못생긴 슈렉이 늪을 떠나 홀로서기를 한다. 슈렉은 마녀에게 자신의 운명을 전해듣게 되고 글의 마지막에 못생긴 피오나 공주를 만난다. 서로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린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공주의 개념을 산산이 깨뜨려준 작품이 바로 <슈렉>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도 윌리엄 스타이그의 원작 내용과 같이 피오나 공주는 예쁘고 날씬하게 변하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못생기고 뚱뚱하게 남는다. 슈렉 역시 멋진 왕자님으로 변신하는 대신 못생긴 초록 괴물 그대로 남는다. 멋진 공주와 왕자로 변하여 서로 사랑에 빠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거라 여긴 우리들의 기대는 보기 좋게 깨진다. 어찌 보면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것.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 속의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결혼을 했으니, 아기를 낳으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여 그려보게 하는 것도 그림책과 관련한 재미있는 활동이라 여겨진다.   윌리엄 스타이그의 대표작으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이다. 이가 아픈 여우는 어느 정도 치료를 받자 교활한 계획으로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위기에 빠뜨리지만, 지혜를 발휘하여 위기를 모면하는 드소토 선생님의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1983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한 이 작품은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찾아온 동물 손님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손님들 중에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속 등장인물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베스터와 엄마가 길을 걸어가고 있기도 하고 실베스터의 아빠가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도 있다.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이 서로 오버랩되면서 찾아내는 재미를 선사한다.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과 관련하여 여러 활동을 해 볼 수 있는데, 먼저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드소토 선생님은 생쥐여서 몸집이 큰 동물들의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거나 도르래를 이용하였는데, 외에도 어떤 방법이 있을지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내 보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방법에는 환자를 눕힌다거나 로봇을 이용해서 치료해준다는 것이다. 치료를 아예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아이도 있었는데, 생각을 달리 접근한 방법이라 기억에 남았다.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할 때에는 브레인스토밍 방법에 대해 충분히 안내를 하고 주제를 인식한 다음 여러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좋다. 외에도 드소토 선생님의 입장이 되어 여우를 치료해줄지 말지 간단히 토론해 보는 것도 좋은 활동이다.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은 이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지만,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아빠와 피자놀이> 라는 그림책이다. 비가 와서 밖에 나가놀지 못해 뿌루퉁한 피트를 아빠가 피자로 만들어버린다.      피트라는 피자 도우를 쭉쭉 늘리기도 하고 위로 번쩍 던지기도 하고 각종 토핑을 올려 꾸미기도 한다. 그리고 맛있게 구워 피자를 완성한다. <아빠와 피자놀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으면서 피자 만들기 신체활동을 한 적이 있다. 둘씩 짝을 지어주어 서로 한 번씩 상대방을 피자로 만들어주었는데, 간단한 활동이었는데도 웃음이 끊이지 않고 즐거워한 시간이었다. 실제 또띠아를 이용하여 자신이 먹고 싶은 피자를 만들어보는 것도 그림책 연관 활동으로 권하고 싶다. 이 작품은 그림책을 주제로 가족캠프를 진행할 때에도 활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윌리엄 스타이그는 잡지나 신문에 만화를 그리는 카툰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림책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3년 10월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며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영원히 살아숨쉬길 응원해본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50:44
    •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교육
      필자는 2015년부터 와이스토리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매월 한 차례씩 열리는 연구원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들이 고정적으로 만나 자신의 스토리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보완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자기개발을 하고 있다. 연구원 모임에서는 각계각층의 작가를 섭외하여 교육을 듣기도 하는데, 2018년 여름에는 『매일 너에게 반해[씀](톡이 글이 되는 시간)』(김유진 저, 더디퍼런스 출판사 2018.)을 쓴 김유진 작가를 만나 글쓰기 교육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강의 중 김유진 작가는 ‘왜 우리는 악기는 연습하면서 글쓰기는 연습해야 한다고 느끼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꽤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물음이었다. 작가의 말에 깊이 공감되며 무엇보다 글쓰기 연습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글쓰기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언급의 여지가 없을 줄 안다.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자유로우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나게 표현하는 것이 주요한 능력임은 말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쓰기 교육이 쉽지만은 않다. 필자 역시 독서, 논술, 토론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글쓰기 시간이다. 아이들이 제일 지루해하면서 힘들어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모든 수업 과정의 마무리에 항상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글쓰기를 할 때마다 어떻게 접근하면 즐겁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매끄럽게 풀 수 있게 지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오늘은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교육에 대해 살펴보면서 그림책을 활용하여 어떻게 하면 즐거운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려 한다. 대상 그림책은 채인선 작가의 『빨간 줄무늬 바지』(채인선 글, 이진아 그림, 보림출판사, 2007.)이다. 채인선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해빈이와 해수라는 두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계기로 작가가 되었다고 하는데, 재미있게도 『빨간 줄무늬 바지』에도 해빈이와 해수가 등장한다. 대표작에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아름다운 가치 사전』과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 『내 짝꿍 최영대』 등 다수가 있다.『빨간 줄무늬 바지』는 빨간 줄무늬 바지가 변신을 하며 여행을 하는 이야기이다. 처음 빨간 줄무늬 바지의 주인은 김해빈이었다. 토끼띠인 해빈이를 위해 엄마는 빨간 줄무늬 바지에다 토끼 인형을 달아준다. 해빈이가 자라 빨간 줄무늬 바지가 작아지자 빨간 줄무늬 바지는 다음 주인에게 갔는데, 바로 김해빈의 동생 김해수였다. 엄마는 딸기를 좋아하는 해수를 위해 빨간 줄무늬 바지에 딸기 단추를 달아주었다. 해수는 빨간 줄무늬 바지를 무척 좋아했지만, 계속해서 입을 수는 없었다. 해수의 키가 훌쩍 자라자 빨간 줄무늬 바지는 다른 주인에게 간다. 그렇게 빨간 줄무늬 바지는 여러 아이를 거치게 된다. 글의 마지막 장면에서 빨간 줄무늬 바지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글을 읽으시는 독자께서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빨간 줄무늬 바지』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일차적으로는 자신의 경험을 발굴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빨간 줄무늬 바지』는 읽어가는 내내 빨간 줄무늬 바지와 함께 여행을 떠나며 여러 경험들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물건을 물려받아 사용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형제, 자매가 있는 경우에는 더 그러하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또는 읽고 난 후 언니나 오빠, 누나의 옷을 물려받아본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혹은 물려준 경험들을 나누며 그림책과 관련된 자신의 스토리를 발굴해낼 수 있다. 요즘은 외동이 비중이 적지 않아 옷이나 신발 등을 물려받는 것에 대한 경험이 생소할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는 자원 재활용을 통한 물품 공유, 형제자매가 아닌 다른 대상의 물건을 물려받는 경험 등으로 유연하게 대신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 떠올리고 나누기가 중요한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글쓰기의 큰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결국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직, 간접적인 경험은 글쓰기를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된다.『빨간 줄무늬 바지』를 활용한 다음 활동으로는 빨간 줄무늬 바지 변신 시키기이다. 그림책에 제시된 빨간 줄무늬 바지와 유사한 바지를 만들어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태어 변신시켜 보는 활동인데,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빨간 줄무늬 바지를 변신시키기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뚜렷한 대상 없이 빨간 줄무늬 바지를 바꾸어보는 것이며 둘째는, 대상을 염두에 두고 바지를 변신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빠를 위해 빨간 줄무늬 바지를 변신시킨다던지, 친구를 위해 바꾸어보는 것이다. 대상에 따라 빨간 줄무늬 바지가 빨간 팬티가 되기도 하며 빨간 모자가 되기도 하는데 마음대로 오리고 붙여 빨간 줄무늬 바지를 변신시키는 과정이 즐겁기만 하다.마지막으로는 『빨간 줄무늬 바지』와 관련된 글쓰기 활동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전체적인 그림책 활동을 정리하여 일기를 써볼 수도 있고, 독서감상문도 괜찮다. 또는 그림책과 자신의 경험을 접목한 생활문, 동시 쓰기도 좋다. 그림책을 단순히 읽기만 하고 글쓰기를 하는 것보다 여러 활동을 접목한 다음 글쓰기에 접근하는 경우 더 풍성한 글감이 마련되며, 글쓰기의 형식 또한 넓어진다. 글쓰기를 하는 경우 처음부터 많은 양의 쓰기를 권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압축된 글쓰기를 하는 아이들의 경우, 글 속에서 해소되지 않는 궁금한 점들을 짚어주고 독자가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쓸 수 있게 조언해줄 필요가 있다. 글쓰기를 마무리한 다음에는 퇴고 과정을 거쳐 바르지 않은 표현에 대해서는 아이가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하며 ‘틀렸다’는 사실에 집착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누구나 맞춤법에 실수할 수 있음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아이가 글쓰기 한 자료를 모아 지난 번 글쓰기보다 나아진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개선하면 더 좋을 부분에 대해서도 진솔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긍정적이라 여겨진다.2019년 부산에서 『그림책이 참 좋아! 이야기 톡! 그림책 톡!』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림책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 및 글쓰기 교육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였는데, 강의 말미에 한 수강생께서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교육에 대한 의문을 표현하였다. 과연 아이들이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수업에 재미를 가질 수 있는지, 글쓰기가 나아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좋은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교육시간이 충분치 않아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지 못했었다. 이 글을 빌려 보충하여 설명드리고 싶다. 먼저 이러한 질문을 드리고 싶다.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 스스로가 먼저 재미있고 글쓰기가 즐거운지 여쭙고 싶다.우리가 국어를 배운다고 모두가 국어를 재미있어 하거나 좋아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수학을 배운다고 모두가 수학 선생님이 되지는 않는다. 글쓰기 교육을 한다고 해서 아이가 무조건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고 글쓰기 실력이 좋아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우리의 의도대로 아이들이 따라와 주지는 않는다. 심리학자들이 내담자의 삶을 바꿀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상담을 받는다고 모든 내담자가 달라지고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상담자의 역할은 내담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변화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변화하여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 물론 그 방향대로 갈 것인지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인지는 오롯이 내담자의 몫이다. 글쓰기 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교육을 한다고 아이가 달라지거나 교육의 의도대로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즐거우면서도 바른 교육을 제공한다면 아이 스스로 글쓰기에 재미가 붙을 수 있으며 재미가 있어서 여러 번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느는 것이다. 사실 글쓰기가 재미있거나 잘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우리 아이들의 경우 글쓰기의 재미를 느끼기 전에 ‘일기 숙제’라는 의무감으로 시작하다보니 글쓰기 자체를 싫어하거나 틀릴까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참 안타까운 부분이라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림책을 활용한 즐거운 활동과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글쓰기 접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여겨진다.그림책 관련 교육을 할 때 꼭 수강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간을 두고 있는데, 본인이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끼기 힘든 부분이 많아서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지만, 그 교육이 도움이 되는지 즐거운지 우리가 직접 교육을 받아보지 않는 이상 알 수는 없는 법이다. 글쓰기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강사 스스로 지도만 하지 말고 직접 써보는 경험을 가질 때, 아이들이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교육에는 정해진 방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림책의 주제, 표현방식 등에 따라 접근해야 하는 방법이 셀 수 없이 다양하다. 또한 모든 그림책이 글쓰기 수업에 적합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림책을 활용한 글쓰기 수업의 경우 그림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으로 글쓰기 시간을 위한 영양분을 충분히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사 스스로 다양한 도서에 알맞은 활동을 적용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신만의 글쓰기 수업에 대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즐기다보면 글쓰기 수업에 대한 재미를 느끼면서 자신감 또한 커질 것이라 여겨진다.* 이미지를 포함한 내용은 그림책활동가블로그  https://blog.naver.com/bulggop79 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50:02
    • 지식정보 그림책 활용법 – 조은수 작가 편
      그림책 시장이 발달함에 따라 그림책의 영역도 확대되어 가고 있다. 주제 면에서도 신화, 역사, 자연관찰 등 그림책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대상이 넓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림책은 그림이 주인공이고 글이 조연 역할을 하는 점에서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 책을 그림책으로 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지식 정보 그림책의 한 장면인 위 그림은 지식 정보 그림책에서 그림이 하는 역할을 잘 보여준다. 그림이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역할을 할뿐더러 글밥보다 비중있게 배치되면서 전문적인 정보를 전함에 있어 그림이 단순한 삽화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림책의 범위를 단순히 그림으로 작가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시대변화 흐름에 맞지 않는다 할 수 있다. 작가의 스토리를 전하는 영역에서 지식과 정보를 전하는 영역에까지 그림책은 이미 범위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림책은 다양한 변화를 꾀하며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다가올 것이므로 한정적인 범위로 그림책을 구분하는 것은 지양해야할 점으로 여겨진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동문학가 조은수의 지식정보 그림책을 선정하여 지식 정보 그림책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에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의 폭이 넓은 작가가 있다. 바로 조은수 작가이다. 사실 조은수 작가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얻기가 힘든 편이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의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 공부를 했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출판 인세의 일부를 좋은 곳에 기부하고 있다는 점도 검색을 통해서 알 수 있지만, 더 상세한 정보는 알아보기가 힘들다. 포털 사이트 (portal site) ‘네이버’에서 ‘아동문학가 조은수’로 검색하면 관련 도서 정보만 150여종에 이른다. 도서 목록을 살펴보면 조은수 작가는 다양한 그림책 작업을 한 작가임을 알 수 있다. 초기에는 주로 외국 그림책을 번역하는 활동을 하거나 어린이 그림책에 글을 쓰는 작업을 했으며 최근에는 뒤늦게 배운 그림 실력을 발휘하여 글과 그림 모두를 작업하고 있다. 조은수 작가가 번역한 작품 중 익히 알려진 그림책에는 윌리엄 스타이그의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부루퉁한 스핑키』(1995), 『슈렉!』(2001), 로렌 차일드의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2001) 등 다수가 있다. 특히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는 필자가 낸 『그림책이 참 좋아! 이야기 톡! 그림책 톡!』 1권에 그림책에 대한 설명과 활용법이 소개된 책이기도 하다.   역사에도 관심이 많은 조은수 작가는 창비 출판사를 통해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2』 등을 내기도 하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내고 있는 팔색조와 같은 매력이 있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이번 칼럼에서는 조은수 작가의 그림책 중 대표적인 지식정보 그림책을 선정하여 활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대상 도서는 조은수 작가가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하고 아이세움 출판사에서 펴낸 머리에서 발끝까지 시리즈 5번 『꿈꾸는 뇌』 이다. 『꿈꾸는 뇌』는 우리 뇌에 대한 여러 정보를 손쉬운 그림과 글로 표현하고 있다. 지식정보 그림책의 경우, 대부분 책이 글밥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그림책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도서를 미리 읽어올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상자들이 도서를 살펴볼 수 없다면 책의 주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실제 텍스트는 아이들이 쉬는 시간 등을 활용하여 읽어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도 접근에 도움이 된다.   『꿈꾸는 뇌』는 우리 뇌를 ‘물컹한 호두’라고 표현하고 있다. 적절한 비유라 여겨진다. 수업의 도입부에서 실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호두를 하나씩 나누어 준 다음, 호두를 흔들어 보고, 여기 저기 굴려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손바닥으로 표면을 느껴보고, 호두를 까서 내용물을 살펴보고, 맛을 보는 등 오감을 활용하여 접근한다면 자칫 딱딱하게 흘러갈 수 있는 수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실제 본 수업에 들어가서는 왜 호두를 이용하여 우리 뇌를 표현했는지 ‘뇌’ 사진을 활용하여 호두와 뇌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 살펴보고 정리하여 발표하는 것도 좋다.   지식정보 그림책의 가장 보편적인 활용법은 전문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알아보고, 기억에 남은 부분을 아이들 스스로 활동지나 북아트를 통해 정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올바르지 않은 지식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지식을 정리할 때에는 활동지로 점검하고 퀴즈를 활용하는 방식도 좋다. 퀴즈의 경우 아이들이 직접 퀴즈를 출제하는 것도 좋다고 여겨진다. 지식정보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는 경우 자칫 분위기가 딱딱하게 경직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때에는 관련 지식을 활용한 간단한 게임이나 활동을 통해 분위기를 유쾌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꿈꾸는 뇌』는 우리 몸의 각 부분에 명령을 내리는 뇌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한 친구는 뇌가 되어 명령을 내리고, 한 친구는 명령을 따르는 활동을 해본다든지, 명령에 무조건 반대되는 행동을 해보게 하는 활동을 해볼 수 있는데, 모두 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간이다. ‘청기백기’ 같은 게임의 경우 준비해야 할 도구가 적으면서도 게임 자체가 속도감 있고 몰입도가 큰 활동 중 하나이다. 『꿈꾸는 뇌』의 경우 뇌와 관련된 그림책이므로 나의 뇌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져 있는지 표현해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미 그러한 활동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수업 참가자가 있다면 자신을 벗어나 다른 사람을 지정하여 ‘내가 생각하기에 그 사람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들어가 있을지’ 표현해보는 것이 좋다. 필자의 아이가 아홉 살이었을 때 『꿈꾸는 뇌』를 함께 읽고 엄마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이 있을 것 같은지 물어보고 그려보게 한 적이 있다. 아이가 그린 엄마의 머릿속 생각들을 보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아이가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은 어떠한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당시 필자의 어머니가 병환 중인 까닭에 투병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까닭에 아이가 표현한 엄마 생각에는 ‘외할머니’ 영역이 있었다. 말은 하지 않지만, 엄마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아이가 헤아리고 있는 듯하여 가슴이 뭉클하였다. 반면 ‘다이어트’ 영역을 가장 크게 그린 점을 보면서 아이의 예리한 시각에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이러한 시간은 『꿈꾸는 뇌』라는 지식 정보 그림책을 읽고 지식을 얻는 것에서 벗어나 서로의 생각을 헤아려 볼 수 있어 의미가 있는 활동이라 여겨진다. 『꿈꾸는 뇌』에는 ‘기억의 서랍장’이라는 장(章)이 있는데,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이 되는 과정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지식을 활용하여 나의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은 무엇인지 스토리를 활용하여 표현해보거나 책에서 소개한 기억을 얻는 과정을 나만의 네 컷 만화로 표현해 보는 것도 딱딱한 지식 정보 그림책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네 컷 만화로 작업할 경우, 그림을 그리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거나 그림을 너무 대충 그리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NIE를 활용하여 신문에서 사진이나 그림을 오린 후 연결하여 작업하는 것이 좋다. 지식이 힘이 된다는 믿음 때문일까. 많은 부모들이 지식 정보 그림책을 아이들이 읽기를 원한다. 지식 정보 책만을 탐독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학습만화가 식지 않는 인기를 유지하는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가 책을 읽고 나면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궁금해 한다. 간혹 다양한 지식을 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가 들기도 한다. 지식 정보 그림책 수업의 경우, ‘정보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후에는 잡은 토끼를 활용한 활동으로 확대해 볼 수 있는데 흥미를 일으키는 여러 게임으로 재미적인 요소를 부여하고, 체계적인 지식을 정리하는 활동 후에 취합된 정보의 개념을 활용한 사고력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사고력 활동의 경우 너무 많은 활동을 제시하기 보다는 핵심적인 활동 한 두 가지를 깊이있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창출한 내용물에 대해서는 발표와 토의 등을 거쳐 공유하고 서로의 생각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작업이 덧붙여져야 한다. 또한 활동의 마무리에는 책을 읽기 전, 책을 읽고 난 후를 비교하여 새로 알게 된 점, 느낀 점 등을 글로 기록하여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지식을 쌓는 것을 뛰어 넘어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식 정보 그림책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쓴이 고현주는 청주에 살고 있다. 어느새 중학생이 된 큰 아이를 키우다 그림책에 푹 빠져 지낸 지 십년이 넘었다. 그림책 관련 책을 낼 정도로 그림책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림책으로 더 행복해질 세상을 꿈꾸고 있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49:40
    • 옛이야기 그림책
      필자는 어렸을 적 시골 마을에서 자란 경험이 있다. 해거름이 내리면 인기척조차 드문 두메산골이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자랐는데 누구 하나 간섭하는 사람 없어 낮에는 마음껏 온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생각해보면 자유롭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밤이었다. 어둠이 내리면 다시 해가 뜰 때까지 할 일이 없었던 것이다. 글도 읽을 줄 모르던 시절 밤마다 필자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할머니를 졸랐다. 할머니는 이야기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하면서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려주곤 하셨다. 한 마디라도 놓칠까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었는데, 할머니의 목소리가 낮아질 때면 나도 모르게 숨이 죽여지기도 했다.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는 꿈으로 이어져 한바탕 모험이 펼쳐지기도 했다. 길고 추운 겨울날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다 이야기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영문학 교수인 존 닐(John D. Niles)은 인간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나랜스 Homo Narrans’라고 하였다. 존 닐에 따르면 인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고,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이해한다고 한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에 따르면 인간이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는 것은 세계와 관계를 이루기 위함이며, 우리 삶을 현실과 조화시키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존 닐과 조지프 캠벨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을 개척해나감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은 물론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었던 까닭도 있기는 했지만,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싶은 욕구는 아니었을까 싶다. 요즘 ‘전래동화(傳來童話)’라는 개념이 있지만, 사실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가 따로 구전되었던 것은 아니다. 마치 아주 오랜 옛날부터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들이 따로 존재하여 전해진 것처럼 오해할 수 있으나, ‘전래동화’라는 것은 ‘교육’ 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으면서 생긴 현대적 용어라 할 수 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라든지 설화집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 어린이들을 위해 따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없다. 따라서 ‘전래동화’라는 표현보다는 ‘옛이야기’라는 개념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오늘 칼럼에서는 옛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책 두 권과 이에 대한 활용법에 대해 안내해 보고자 한다. 먼저 박영만이 일제 강점기에 수집한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은 ‘붙어라 떨어져라’이다. 이 그림책은 사파리 출판사에서 펴낸 방방곡곡 옛이야기 시리즈 15번에 있는 책으로 익살스럽게 그려진 장면이 매력적이다. 필자의 『그림책이 참 좋아! 이야기 톡! 그림책 톡!』 2권 첫 번째 책으로 실려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책 읽기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무겁지 않은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그림책과 관련된 신체 활동도 할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활용도가 큰 책이라 할 수 있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는 청년이 주인 영감의 심술에 그만 일을 그만두고 돗자리를 팔러 다닌다. 어느 날 깊은 산속에서 잠을 청하게 되는데, 무덤 주인으로부터 종이 두 장을 선물 받는다. 종이는 마법의 부적이었는데, 붙을 접(接)자가 적힌 종이를 만지며 ‘붙어라 붙어라’말하면 무엇이든지 찰싹찰싹 붙고, 떨어질 락(落)자가 적힌 종이를 만지며 ‘떨어져라 떨어져라’하면 무엇이든지 털썩털썩 떨어지게 된다. 청년은 부적을 받자마자 머슴살이를 하던 주인집을 찾아간다. 마침 주인 영감 딸의 혼사가 치러지고 있었다. 청년은 부적을 사용하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먼저 부적 만들기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다만 저학년의 경우 한자를 쓰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한자를 크게 인쇄하여 따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부적을 만들 때에는 시간을 넉넉히 주어 아이들이 여유롭게 자기만의 색깔로 만들어볼 수 있게 격려하는 것이 좋다. 또한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삼가고 어디까지나 상상력을 키우는데 의의를 두는 것이 좋다. 부적을 만든 다음에는 주자를 정하여 ‘붙어라 떨어져라’ 신체활동을 해 볼 수 있다. 한 사람씩 번갈아가며 주문을 외치고 그에 맞게 구성원들이 미션을 행하는 비교적 간단한 게임이다. 얼마 전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태권도 체육관에서 방학 특강으로 그림책 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초등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학령대가 다양하여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체육관이라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그림책만 읽는 것은 너무 싱거운 시간이 될 듯하기도 하였다. 고민 끝에 그림책 ‘붙어라 떨어져라’를 읽고 부적을 만든 다음 ‘붙어라 떨어져라’ 신체 활동을 하였는데, 모든 참여자들이 즐거워하는 활기찬 시간이었다. 주자가 외친 주문에 미션을 행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탈락하는 간단한 게임으로 기억에 남는 주문은 ‘파랑에 붙어라, 땅에 붙어라, 같은 성끼리 붙어라, 관장님께 붙어라’ 등이었다. 신체활동을 할 경우 ‘붙어라’ 주문 후에는 반드시 ‘떨어져라’ 라는 주문을 외쳐 내가 만든 작품이 고루 사용될 수 있음을 인지하면서, 다음 주문을 대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한 팁이다. 적당한 신체 활동 후에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나에게 붙이고 싶은 것과 나에게서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표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신체활동만 진행하는 경우에도 나름 의미는 있지만, 기왕이면 그림책을 통해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활동 영역을 넓히는데 긍정적이라 여겨진다. 나에게 붙이고 싶은 것으로 아이들이 선택하는 것에는 ‘돈, 스마트폰’이 우선적으로 많고, 초능력이라든지 100점짜리 성적표 등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나에게서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으로는 ‘엄마의 잔소리, 숙제, 동생’이라고 하는 아이들이 많으며 추상적으로 전쟁이라든지 악이라고 하는 아이들도 많다. 나에게 붙이고 떨어지게 하고 싶은 활동의 연장선으로 다른 사람에게 붙이거나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해봄으로써 대상에 대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주로 부모나 친구를 삼기도 하는데, 대상에게 꼭 필요로 하는 것으로 선택해보자고 하면 자칫 장난으로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체육관에서 만난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의 경우, 엄마에게 붙여주고 싶은 것은 ‘1등에 당첨되는 복권’, 아빠에게 떨어지게 하고 싶은 것은 ‘야근’이라고 하였는데, 아이의 진심이 느껴져 가슴이 찡하기도 하였다. 다음으로 소개해 볼 그림책은 보림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그림책 작가 ‘이억배’의 손에 재탄생된 작품이다.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9 번 작품으로 이억배 특유의 그림이 편안함을 주면서도 보는 재미를 주는 그림책이다.  옛날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글로 적어 이야기 주머니에 넣어 꼭꼭 잠가 두었다. 몇 해가 지나자 주머니에는 온갖 이야기들이 가득차게 되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꽁꽁 숨겨두기만 하자, 주머니에 갇힌 이야기들은 갑갑함에 아이를 혼내주기로 한다. 머슴아이가 이야기들의 꿍꿍이를 우연히 듣게 된다. 아이가 혼례를 치르기 위해 처가로 가는 도중, 이야기들은 온갖 유혹으로 아이를 혼내주려고 한다. 하지만 머슴아이의 방해로 번번이 실패한다. 머슴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진 아이는 이야기 주머니를 풀어 이야기들이 세상에 널리 퍼져나갈 수 있게 한다.‘이야기 주머니 이야기’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에도 수록되어 있다. 각 지역별로 등장하는 화소에 차이는 있으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전하고 있다. ‘이야기’라는 말의 어원에는 ‘耳於藥’이라 하여 ‘귀로 듣는 약’이라는 설도 있다. 이야기는 귀로 듣는 약이라는 것이다. 이야기 속에는 삶의 지혜들이 담겨 있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곧 삶의 지혜를 나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삶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를 혼자만 듣고 주머니 속에 꽁꽁 감춰두었으니 아이가 벌을 받을 만도 하다.‘이야기 주머니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는 간단한 연극을 해보는 것을 권한다. 이야기를 간단한 극본 형태로 바꾸고 소품을 활용하여 연극을 해보되, 극본을 만드는 과정부터 모둠별로 아이들끼리 의논을 하여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고 여겨진다. 한 권의 그림책을 읽고도 모둠별로 다양한 연극 작품이 등장할 수 있는데, 모두의 연극을 감상한 후에는 팀별로 좋은 점은 무엇이었는지 의견을 나누어 보는 것이 좋다. 연극 외에도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활동도 해 볼 수 있다. 먼저 이야기톡 그림카드 스티커를 활용하여 문장을 만들고 커다란 주머니 안에 아이들이 만든 다양한 문장들을 넣어두고 문장을 무작위로 뽑아 강제결합에 의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아이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주머니에 담아 언제든지 아이들이 자유롭게 꺼내 볼 수 있도록 하거나 공간을 따로 만들어 북아트 등으로 만들어 전시를 해두는 것이 좋다. 주머니가 여의치 않다면 커다란 나무를 활용하거나 다른 매개체를 이용할 수 있다. 옛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가르침이 담겨 있다. 옛이야기 그림책을 활용하여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해봄으로써 재미를 얻는 동시에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삶의 지혜를 나누는 것 아닐까. 
      와이스토리2023-05-22 22:49:06
    • 가족을 담은 그림책
      가족을 담은 그림책와이스토리 연구원 고현주  가족(家族)이란, 사전적 의미로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을 뜻한다. 주로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지는데 근래에는 다양한 가족 형태가 사회에 자리 잡고 있다.가족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원초적인 장소라 할 수 있다. 기초적인 욕구를 한데 모여 해소하는 가족 구성원들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는 마주할 수 없는 아주 솔직한 모습들을 공유하면서 조금 더 친밀한 관계를 맺기 마련이다. 그런데 때로는 가깝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이해해 줄 것이란 기대가 오히려 오해를 낳기도 한다.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한 공간에서 평화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친밀함을 유지해 줄 배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는 가슴 따뜻한 그림책 세 권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그림책을 매개로 한 여러 활동을 제시한 『그림책이 참 좋아! 이야기 톡! 그림책 톡!』을 출간했다. 열다섯 권의 그림책을 두 권으로 나누어 주로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그림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한 에듀북이다. 에듀북에서 첫 번째로 제시한 그림책은 바로 노인경 작가의 『코끼리 아저씨와 100 개의 물방울』이다. 코끼리 아저씨 뚜띠가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해 물을 길어 가는 여정을 표현한 그림책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뚜띠 아저씨는 100 개의 물방울을 양동이에 싣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여러 일들을 겪는다. 너무 더워 숨이 차오르기도 하고,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며 실수로 누군가를 밟기도 한다. 모르는 사이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뻔히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이 빼앗기기도 한다. 모든 순간을 견딘 뚜띠 아저씨는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되지만, 하늘은 그의 노력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준다.      노인경 작가는 작가의 말을 통해 표현에 서툴지만 묵묵히 가족을 지켜낸 아버지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있다. 『코끼리 아저씨와 100 개의 물방울』에서 그려진 뚜띠 아저씨의 모습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우리들 모두의 모습은 아닐까 싶다.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에 아이들과 함께 물을 길러 간 모습은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크게는 두 가지 점에서 고민해보게 한다. 첫째는 가족을 지켜낸다는 것은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의 몫이 아닐까’ 라는 점이다. 뚜띠 아저씨 혼자 애를 쓰는 것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결국은 가족을 지켜내는 힘이 아닐까 싶다. 둘째는 물을 긷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코끼리의 모습을 보며 우리들의 모습 또한 그렇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가족은 배려하지 않는 모습들이 일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곤 한다. 자신의 가족이 소중한 만큼 다른 가족들도 소중한 것임을 깨달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 더 유연한 삶의 자세를 길러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을 보며 곱씹어 본다.  이번에는 오빠와 동생의 모습을 담은 따뜻한 그림책을 소개해 보려 한다. 김재홍 작가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 『동강의 아이들』이다. 동강은 강원도 정선군과 영월군 영월읍 일대를 흐르는 강으로 김재홍 작가는 동강의 아름다운 모습과 시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는 남매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장날, 어머니는 깨도 팔고 콩도 팔러 장터에 간다. 돌아올 때 순이 색연필하고 동이 운동화를 사오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말이다. 그새 엄마가 보고 싶어 칭얼대는 순이를 데리고 동이는 강가로 마중을 나간다.    『동강의 아이들』은 종이 위에 그림물감을 두껍게 칠하고 반으로 접거나 다른 종이를 덮어 찍어서 대칭적인 무늬를 만드는 회화 기법인 데칼코마니(décalcomanie) 기법을 응용하고 있다. 동이와 순이의 엄마가 장에 간 장면에는 머리 위에 가득 짐을 지고 장에 가는 엄마의 모습이 숨어져 있다. 그림책을 살짝 돌려보면 좀 더 분명하게 살펴볼 수 있다.   위 장면에는 큰새가 숨어 있다. 김재홍 작가는 물에 비친 동강의 바위들과 절벽 등을 활용하여 데칼코마니처럼 그림 속에 여러 단서들을 숨겨 놓고 발견하는 재미를 준다. 그림책 군데군데에 숨겨져 있는 그림들을 발견할 때마다 작은 탄성이 나온다. 그림책에는 아기곰과 동생을 업고 있는 오누이, 탄광에 가신 아빠의 모습들도 숨겨져 있다.동강 가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이런 저런 상상을 하는 동이와 순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엄마를 만나게 된다. 동강의 아름다운 모습과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느껴볼 수 있는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 볼 작품은 한림출판사에서 출간한 타키무라 유우코가 글을 쓰고 스즈키 나가코가 그림을 그린 『조금만』이라는 작품이다.   타키무라 유우코와 스즈키 나가코가 함께 만든 이 작품은 두 작가 모두 첫 그림책이라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타키무라 유우코의 섬세한 글에 스즈키 나가코의 감성적인 그림이 덧대어 그림책을 천천히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단비네 집에 아기가 태어나 단비는 누나가 되었다. 단비도 아직은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한 나이인데, 동생이 태어났으니 단비의 마음은 어떨까? 왠지 모르게 큰애들은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 엄마의 시선에서는 어른이 되는 듯하다. 그만큼 큰아이가 짊어지게 될 짐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단비 역시 그 무게를 느낀다.   시장에 갈 때 엄마는 동생을 안고 가느라 단비의 손을 잡아줄 수 없다. 단비는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엄마의 손 대신 엄마의 치맛자락을 조금만 붙잡고 걷는다. 단비는 왜 조금만 붙잡을까?   시장에서 돌아온 단비는 목이 말라 엄마에게 우유를 달라고 하고 싶지만, 엄마는 우는 동생을 달래느라 바쁘다. 단비는 바쁜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혼자 힘으로 우유를 꺼낸다.   겨우겨우 우유를 따른 단비는 우유를 마신다. 왜 조금만 따를 수 있었을까?  그림책 『조금만』에는 이제 막 동생을 맞이한 손위아이의 내면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왠지 무엇이든 ‘조금만’ 해야 할 것 같은 상황 속에서 아이는 주변상황을 살피며 자신 스스로 해나가는 방법을 힘들게 터득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아이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하고 왜 거추장스럽게 치맛자락을 잡고 그러냐고, 왜 꺼내 달라고 하면 되지 우유를 탁자에 쏟았냐고 타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들여다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가족은 한정된 공간에서 욕구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아주 친밀한 집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끔은 너무 자신의 그림자만 바라보느라 미처 아주 가까운 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친밀한 이들의 그림자는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그림책 한 권으로 가족이란 무엇인지,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지.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참 좋은 예술작품이다.  단비와 엄마는 어떻게 되었을까? 칼럼을 읽은 분들이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48:37
    •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그림책
      와이스토리 연구원 고현주  그림책은 그림이 주인공이고 글이 조연 역할을 하는 예술작품이다. 어떤 그림책은 주인공만 출연하고 조연은 아예 출연을 하지 않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글의 내용이 그림에 비해 덜 중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림책은 어디까지나 그림을 매개로 글이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렇다. 모든 그림책에는 나름의 서사가 담겨 있는데, 그림만으로 서사를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여겨지는 경우 글을 통해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림책 중에는 결말이 분명하지 않거나 일부러 결말을 열어두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뒷이야기를 그려보게 하는 작품들이 많다. 그 중 오늘은 두 작품을 다뤄보고자 한다.  미국의 그림책 작가 '크리스 반 알스버그'는 1949년 미시간주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주만지> 라는 작품이 영화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면서 대중에게 친숙한 그림책 작가로 알려졌다. 미래아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치과의사 비보 씨에 대한 이야기이다.<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를 아이들과 읽으면서 수업을 진행할 경우, 앞표지의 비보 씨를 보여주면서 어떤 사람인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대개는 성격이 깔끔할 거 같다는 대답을 주로 하는데, 더러는 멋 부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비보 씨는 몹시 까다로운 사람으로 깔끔한 것을 좋아했다. 비보 씨는 기르는 개 마르셀을 자기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때문에 마르셀은 마음대로 짖지도 못하고 비보 씨에게 억지로 끌려다니며 낑낑대기도 한다.  어느 날 비보 씨는 이가 아픈 한 할머니를 치료해주게 되는데, 치료를 받은 할머니는 병원비가 없다며 비보 씨에게 ‘선생이 꾼 꿈이 진짜로 일어나게 될 아주 특별한 무화과’를 주지만, 비보 씨는 할머니가 미쳤다고 생각하며 약도 주지 않은 채 쫓아낸다.   비보 씨는 잠들기 전 할머니에게 받은 무화과 중 하나를 먹고 다음날 자신이 꾼 꿈이 현실로 되어 있자, 할머니가 한 말이 사실임을 믿게 된다. 그때부터 비보 씨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꿈을 꿀 수 있는 연습을 하고 책도 많이 읽는다. 꿈속에서 비보 씨는 멋진 보트와 자가용 비행기를 가지고 있었고, 지중해에 있는 궁궐 같은 집에 사는 부자가 되어 있었다.드디어 모든 준비를 마친 비보 씨는 마지막 하나 남은 무화과를 먹으려고 하는데, 그만 마르셀이 무화과를 먹어치워 버린다. 비보 씨는 불같이 화를 내고 마르셀은 침대 밑으로 숨어버린다. 다음 날 잠에서 깬 비보 씨는 자신이 침대 밑에 누워있어 어리둥절해 한다. 그런데 자신의 얼굴이 불쑥 나타나 자신을 침대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비보 씨는 소리를 질렀지만 들리는 것은 개 짖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어찌 보면 마르셀의 통쾌한 복수극처럼 보이는 이 그림책은 이후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작가가 제시해두지 않은 덕분에 뒷이야기를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쓴 뒷이야기의 경우 개가 된 비보 씨가 필사적으로 무화과를 준 할머니를 찾아가(후각을 이용한다는 나름 논리성을 갖춘 내용이 등장했다)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죄 값을 치른 후 할머니의 이를 공짜로 치료해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이었는데, 인상적이었다. 마르셀과 몸이 바뀐 후에는 더 이상 마르셀을 괴롭히지 않고 잘 돌보아주었다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처럼 열린 결말로 끝난 그림책의 경우, 뒷이야기를 독자들이 마음껏 상상해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모든 그림책이 완결된 내용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독자들의 상상의 몫으로 맡겨두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러한 점이 그림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로버트 문치가 쓰고 마이클 마첸코가 그림을 그린 <종이 봉지 공주>는 우리의 일명 공주 동화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깨주면서도 뒷이야기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공주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종이 봉지 공주> 엘리자베스는 시작부터 남다르다.   성을 침입한 용은 공주 대신에 왕자를 잡아가고 입을 옷이 몽땅 타버린 공주는 종이 봉지를 주워 입고 용을 찾아 나선다.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왕자를 구하기 위함이다. 공주는 꾀를 내어 용을 지치게 만들고, 왕자를 구해낸다. 그런데 왕자는 자신을 구해준 공주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꼴이 엉망이라며 꾸짖는다.   왕자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던 공주는 왕자에게 ‘넌 옷도 멋지고 머리도 단정해. 진짜 왕자 같아. 하지만 넌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야!’라며 일침을 날리고 두 사람은 결혼하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 공주가 태양을 향해 나아가는 부분은 일본의 전범기인 ‘욱일기’를 표현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그린이 마이클 마첸코가 일본의 제국주의를 찬양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지나친 해석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 그림책의 내용으로 돌아오자면 결국 왕자와 결혼하지 않은 ‘종이 봉지 공주’가 그 뒤로 어떻게 되었을 것 같은지 상상해보고 뒷이야기를 써볼 수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로널드’ 왕자의 뒷이야기를 상상해서 써 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그림책의 작가들이 완벽한 결말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후의 상황을 마음껏 상상해볼 수 있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또한 우리가 그림책을 읽고 만끽할 수 있는 재미 중 하나 아닐까.       글쓴이 고현주는 청주에 살고 있다. 어느새 중학생이 된 큰 아이를 키우다 그림책에 푹 빠져 지낸 지 십년이 넘었다. 그림책 관련 책을 낼 정도로 그림책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림책으로 더 행복해질 세상을 꿈꾸고 있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47:53
    • 그림책 작가 야시마 타로
      그림책 작가 야시마 타로와이스토리 연구원 고현주  요즘 일본과의 외교 관계가 냉담 국면이다. 물론 왜곡된 역사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야 할 것이고 일부러 잘못된 역사를 교육하는 일 또한 있어서는 안 될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릇된 역사의식을 가지고 망언을 일삼는 일본의 정치인들 때문에 모든 일본인들을 그들과 같은 사람들로 오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때일수록 일본을 무조건 배척하기 보다는 일본에 대해 연구하고 탐구하는 것 또한 필요한 일이라 여겨진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일본의 그림책 작가 야시마 타로(1908~1994)는 일본의 가고시마 현에서 태어났다. 사실 야시마 타로는 그의 본명이 아니다. 그의 본명은 ‘준 아츠시 이와마츠’ 이다. 그는 1939년 일본의 군국주의에 반대하여 미국으로 떠났고 미군에 입대하여 일본과 맞서 싸우게 된다. 그는 이러한 그의 활동이 알려져 일본에 두고 온 그의 가족들에게 악영향이 있을까 이름을 바꾸게 되는데 그 이름이 바로 ‘야시마 타로’이다. 결국 일본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게 된 야시마 타로는 미국 시민권자로 이후로는 줄곧 미국 내에서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며 살았다. 야시마 타로는 일본의 군국주의와 전쟁을 반대한 양심 있는 작가였다. 또한 어린이들이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어야 함을 이야기 한 작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그림책에 잘 녹아 있다. 그는 『까마귀 소년』, 『우산』, 『바닷가 이야기』로 칼데콧 상을 세 번이나 수상하기도 했다.    『까마귀 소년』은 일본의 근대적 배경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으로 주인공 ‘땅꼬마’가 학교에 입학하여 졸업하기까지 그리고 졸업한 후의 얼마간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땅꼬마는 마을에서 외딴 곳에 사는 아이로 아무도 그에 대해 알지 못하는 소외된 존재이다. 땅꼬마는 학교에 간 첫 날, 학교 마룻바닥 밑에 숨어 있었다. 선생님을 무서워해서 아무것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아이들도 무서워해서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못했다. 땅꼬마는 늘 뒤처지고 따돌림을 받는 외톨이였다.     땅꼬마는 자연을 관찰하며 육년이라는 시간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타박타박 학교에 왔다. 아무도 땅꼬마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그의 진짜 모습에 관심을 두고 좋아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소베 선생님이었다. 졸업하는 해에 땅꼬마는 학예회 무대에 올라 까마귀 소리를 흉내를 냈다. 육 년 동안 땅꼬마가 학교를 오가며 보고 들은 까마귀 소리 그대로였다. 모두들 숨죽이며 그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육 년 동안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6년 개근상을 받은 아이는 땅꼬마뿐이었다. 『까마귀 소년』은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일단은 ‘왕따, 소외, 뒤처짐’ 등의 문제에 대해 접근하여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소베 선생님을 통해서는 ‘관심, 인정, 가치, 격려’ 등의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다. 또한 ‘땅꼬마’라는 아이를 통해 과연 우리 아이들이 가진 재능은 무엇이며 어떻게 발굴하고 키워줄 것인지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결코 만만치 않은 그림책인 것이다.『까마귀 소년』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에서 나고 자랐으나 결국 일본에 적응하지 못하고 타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모습은 땅꼬마 혹은 까마둥이의 모습과 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여겨진다.     야시마 타로는 미국에 살면서도 일본에 대한 향수와 특히 딸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책에 담아내기도 하였다. 『까마귀 소년』에도 일본 특유의 문화와 언어, 환경적 모습이 그려져 있다.『우산』이라는 그림책에는 딸 ‘모모’의 모습을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모모’는 ‘복숭아꽃’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야시마 타로는 『우산』이라는 작품을 통해 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고 한다.   어느 시대나 어려움과 고통은 따르는 법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전쟁이 극으로 치달았던 시기에 전쟁에 반대하고 고국을 떠나 타국에 가서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야시마 타로는 일본의 군국주의에 반대하여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누구보다 일본을 그리워하기도 하였다. 그에게는 어찌됐든 자신의 뿌리가 된 나라였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최근에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야시마 타로의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림책을 꺼내고 일본 작가의 작품이라고 소개를 하자, ‘이 시국에요?’라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친구들이 있었다.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친구들도 있고 더러는 격한 반응을 내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작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작품을 읽고 난 후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나가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싸잡아서 몰아가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진다.  이 시국에 우리가 일본의 몇몇 전쟁에 반대하는 소신 있는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을 꺼내어 함께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글쓴이 고현주는 청주에 살고 있다. 어느새 중학생이 된 큰 아이를 키우다 그림책에 푹 빠져 지낸 지 십년이 넘었다. 그림책 관련 책을 낼 정도로 그림책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림책으로 더 행복해질 세상을 꿈꾸고 있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47:05
    • 착시를 활용한 그림책
      착시를 활용한 그림책와이스토리 연구원 고현주  착시(錯視)란, 사전적인 의미로 시각적인 착각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그림책 작가들 중에는 착시를 활용하여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있다. 앤 조나스는 대표적인 착시 그림책 작가이다.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조각이불』,『바로 또 거꾸로』등이 있다.   비룡소 출판사에서 2001년 출간한 『조각이불』은 주인공 여자 아이에게 새 이불이 생긴 이야기로 시작된다. 아이는 새 이불이 생겨 기분이 아주 좋다. 새 이불은 엄마, 아빠가 만들어 주신 것으로 아이가 쓰던 헝겊들을 모아 만든 것이다.     아이는 커다란 침대에 새로 깔린 조각 이불을 감상하며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든다. 헝겊 하나하나에는 아이의 추억들이 가득가득 담겨있다. 아이는 자신의 추억으로 가득한 조각 이불 위에서 자신의 추억을 더듬으며 마치 작은 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은 느낀다. 너무 설레여서 잠들 수가 없을 것 같다고 고백한다. 어느 순간 아이의 말처럼 조각 이불은 모험이 가득한 마을로 변하고 독자는 주인공 아이와 함께 강아지 인형 샐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어느 새 조각 이불의 헝겊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세상이 되어 독자로 하여금 전혀 다른 공간에 들어와 있도록 느끼게 한다. 한 장면 한 장면 모험이 가득한 세상이 펼쳐지면서 우리는 주인공 아이와 함께 강아지 인형 샐리가 어디에 있을지 걱정하며 찾아다니게 된다.          얼마나 애타게 찾았을까. 마침내 절벽 아래에 놓여져 있는 샐리를 발견하게 된다. 다음 장면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판타지 세상에서 조각 이불로 돌아온다. 환상 세계의 착시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로 돌아온 독자는 주인공 아이가 밤새 얼마나 거친 모험을 했는지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깨달으면서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조각이불』은 앤 조나스 특유의 환상적인 감각에 시선이 더해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실제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시종일관 환상적인 코드를 잃지 않으면서도 아이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에 주인공 아이가 “잘 잤니, 샐리?” 라고 강아지 인형에게 다정하게 묻는 장면은 표정이며 눈빛 하나하나에 따스함이 잘 묻어나 있다. 판타지와 따뜻한 정서를 하나로 잘 녹아내는 매력적인 작가라 할 수 있다.    앤 조나스의 다른 작품 『바로 또 거꾸로』는 조금 더 분명하게 착시를 활용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목 그대로 그림책을 바로 한 번 보고 거꾸로 한 번 보는 책이다. 재미있는 점은 바로 한 번 보고 거꾸로 또 한 번 보았을 때 전체적으로 그림책의 내용이 완성된다는 점이다.   같은 그림을 바로 보고 거꾸로 보았을 때 전혀 다른 스토리의 장면이 연출된다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신기함을 느끼게 하는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첫 장면에 새벽에 동 트는 장면이 거꾸로 볼 때에는 공연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커다란 나무의 줄기 부분이 거꾸로 볼 때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착시는 독자로 하여금 신선한 충격을 느끼게 한다. 앤 조나스의 그림책을 읽고 하나의 대상을 바로 보고 또 거꾸로 보았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해 보거나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라 여겨진다.  국내 작가들 중에도 앤 조나스와 같이 착시를 활용한 그림책을 낸 작가가 있다. 『바로 또 거꾸로』와 같이 바로 보고 거꾸로 보는 그림책이 있는데, 초등 교과서에도 수록되었다고 알려진 한태희 작가의 『휘리리후 휘리리후』이다.        이 책 역시 바로 보고 또 거꾸로 보면서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책으로 한 장면 한 장면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재미를 느껴볼 수가 있다.        그림책 작가들은 다양한 그림 기법들을 활용하여 그림책을 창작하고 있다. 착시도 그 중의 한 방법이다. 착시는 독자들의 예상을 벗어남으로써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림을 보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준다. 앞으로도 다양한 ‘착시’ 그림책이 출간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쓴이 고현주는 청주에 살고 있다. 어느새 중학생이 된 큰 아이를 키우다 그림책에 푹 빠져 지낸 지 십년이 넘었다. 그림책 관련 책을 낼 정도로 그림책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림책으로 더 행복해질 세상을 꿈꾸고 있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46:40
    • 그림책 작가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그림책 작가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와이스토리 연구원 고현주  2008년 8월 8일 8시 8분 미국의 그림책 작가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은 시카고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제 참가했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 수 있게 노란 우산을 들고 기다렸다. 약속시간이 되자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 모임의 이름은 ‘Beckoning of Lovely’ 즉 ‘사랑을 부르다’라는 프로젝트로 에이미는 시민들과 모여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했다. 프로젝트는 2009년 9월 9일, 2010년 10월 10일에도 이어졌다.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길가에 나무 지폐를 매달아 두고 ‘이유를 묻지 말고 그냥 즐기세요, 이 거리를 걸어온 게 기쁘지 않으세요?’라는 문구를 적어 두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사람들과 세상을 살아가는 즐거움을 나누던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은 2017년 암으로 사망했다. 현재는 그녀의 딸이 에이미의 뜻을 이어받아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조금 더 사람들 속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던 그림책 작가이다. 그림책뿐만 아니라 라디오 방송, 단편 영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려고 했다. 그녀가 남긴 그림책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잔잔한 아름다움이 그려져 있는데, 대표적인 작품에는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 쿠키 한 입의 행복 수업, 쿠키 한 입의 사랑 수업, 쿠키 한 입의 우정 수업’ 시리즈가 있다. 총 네 권으로 구성되어 세트 상품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이 책들은 모두 ‘쿠키’라는 친숙한 매개체를 통해 각각의 가치를 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떠한 행동으로 표현되는 추상적 가치들에 대해서 주제별로 분류하여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무엇인지, 예의란 무엇인지, 긍정적, 부정적이라는 것은 무엇인지’와 외에도 다양한 추상적 가치들에 대해 쿠키를 만들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은 와이스토리에서 발간한 ‘그림책이 참 좋아! 이야기톡! 그림책 톡!’ 1권에도 실려 있다. 추상적인 개념들을 어떻게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낼 것인지 액션 아이디어 게임으로 표현하기,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들이 이야기톡 스티커를 활용하여 정리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도서관에서 성인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을 읽고 ‘쿠키’가 아닌 다른 매개물을 통한 그림책 만들기 작업을 한 적이 있다.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기도 하였지만, 수강생들이 만들어낸 작품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세 아이를 키우는 다둥이 엄마의 경우 임신과 출산 육아의 경험을 그림책으로 잘 표현하였는데, 몇 컷의 이미지로 소개해보고자 한다.          잘 만들어진 그림책은 그림책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를 확장하게 한다.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를 읽고 ‘학교, 가정, 숙제, 용돈, 축구, 운전, 게임’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추상적 가치를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의 그림책 중에는 ‘관점’에 대해 표현한 작품도 있다. 바로 ‘오리야? 토끼야?’라는 작품이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오리로 보이기도 하고 토끼로 보이기도 하는 이 그림책을 통해 작가는 방향에 따라 하나의 사물도 충분히 다르게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차이는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의견이 다른 것은 관점의 차이일 뿐이지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작가는 이러한 메시지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한 두 개의 관점이 마지막 장면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고수하는 장면을 보면 관점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의 그림책은 ‘느낌표!’ 이다.    이 책은 남과 달라 튀기만 하는 느낌표가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고 당당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을 간결하면서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어찌 보면 우리는 다 조금씩 다른 존재들인데, 공동체 생활 속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같은 모양새로 조용히 살기를 강요하고, 강요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물원에 한 가지 동물만 있다면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다양한 식물종과 동물종이 있기 때문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각각이 다른 개인들이 서로의 아름다움을 존중받을 수 있고, 또한 서로의 개성을 존중할 수 있을 때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림책 작가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도 결국은 아름답게 공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여겨진다.     외에도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은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그녀가 남긴 직품들을 찾아 읽어보며 그녀가 그림책을 통해 전해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인지 느껴보는 것도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에 좋은 경험이라 여겨진다.         글쓴이 고현주는 청주에 살고 있다. 어느새 중학생이 된 큰 아이를 키우다 그림책에 푹 빠져 지낸 지 십년이 넘었다. 그림책 관련 책을 낼 정도로 그림책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림책으로 더 행복해질 세상을 꿈꾸고 있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45:56
    • 글자 없는 그림책의 매력
      글자 없는 그림책의 매력와이스토리 연구원 고현주  그림책의 주인공은 그림이다. 글자는 그림책의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역할을 할 뿐이다. 글자는 조연이라 할 수 있다. 어떤 그림책은 주연인 그림만 출연하기도 한다. 조연은 아예 출연 자체를 하지 않거나 한 두 컷에만 등장하고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글자가 주연 역할을 하고 그림이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그림동화와는 사뭇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만으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활자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글자 없는 그림책은 그림만으로도 다양한 해석의 의미 전달이 가능하며 그림의 순서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책이 탄생하기도 한다. 글자 없는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져 보자.  1997년 현암사에서 출간된 니콜라이 포포프의 ‘왜?’라는 그림책은 대표적인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니콜라이 포포프는 실제 전쟁을 경험한 작가이기도 하다. 제2차 대전 당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험한 바를 고스란히 그림책으로 표현하였다. 전쟁 무기에 대한 지식이 없던 시절 니콜라이의 친구는 대포인 줄도 모르고 공을 찼다가 다리를 잃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이든지 즐거움으로 가득한 아이들에게 전쟁은 얼마나 잔인한 기억을 심어주었는지 작가의 말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왜?’라는 그림책의 내용은 너무나 단순하다. 아주 사소한 문제로 두 주인공은 갈등을 겪다가 점점 더 큰 전쟁을 벌이게 된다. 아주 사소한 문제로 말이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면의 들판은 초록의 평화가 가득하다. 이야기가 끝이 난 장면은 모든 것이 폐허가 되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들판에 함께 살았을 생물들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런 잘못도 없이, 전쟁이 왜 일어나는지 알지도 못한 채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들판의 식구들의 삶은 어찌해야 하는가. 그림책은 아무런 글자도 없이 그림만으로 충분히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그림책은 앞으로 한 번, 뒤로 한 번 읽어보는 것도 큰 매력이다. 폐허가 된 곳에서 출발하여 모든 것이 회복되는 과정으로 되짚어가며 그림책을 읽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의 대표적인 작가에는 미국 출신의 데이비드 위즈너가 있다. 국내에도 익히 알려진 작가이다. 대표작에는 ‘1999년 6월 29일, 이상한 화요일, 구름 공항’ 등이 있다. 올해는 국내의 한 미술전시관에서 데이비드 위즈너 원화 등을 전시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하였다. 그만큼 데이비드 위즈너가 국내에 친숙한 작가임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데이비드 위즈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림책 안에 등장시키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이상한 화요일’에도 데이비드 위즈너가 등장하는데,    늦은 밤 야식을 즐기는 마을 주민이 바로 작가의 모습이다. 실제 작가의 모습을 검색하여 비교해보면 꽤 비슷하게 자신의 모습을 그려두었음을 알 수 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의 매력은 무엇보다 해석의 자유로움에 있다. 그림을 읽어내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그림책이 탄생될 수 있다. 또한 그림의 순서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되기도 한다. OHP 필름지 등을 이용하여 그림책 위에 용지를 올리고, 그림을 따라 그리고 필요하다면 기존 그림에 변화를 준다던지 글자를 가미하면 작가의 작품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그림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국내 작가들 중에도 글자 없는 그림책을 만든 작가가 있다. 이재희 작가의 그림책 ‘어디에 있을까?’ 두 그중 한 작품이다. 사실 이재희 작가의 ‘어디에 있을까?’는 글자가 있는 장면과 글자 없이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장면이 있어 글자 없는 그림책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있다. 다만 뚜렷한 줄거리를 설명하지 않고 한 폭의 그림 위에 간단한 하나의 의성어, 의태어만으로 장면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 전체 그림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소개해 본다. 글자가 가미된 장면은 글자가 없는 장면에 대한 상상을 끌어내기 위한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희 작가의 책은 잃어버림과 그에 대한 기억에 관한 책이다. 소중한 기억이 담긴 물건들의 행방을 묻는 장면과 그 물건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가미된 장면이 차례로 제시되어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연필, 지우개 등의 학용품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물건들이 어디에 있을지 작가는 조심스럽게 질문하고 그림만으로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 보고 있다.     우리가 잃어버렸을 물건들이 다른 대상에게는 전혀 다른 쓰임으로 재미있게 쓰일 수 있음을 그림만으로 잔잔하게 전하고 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은 활자에 지친 우리들에게 위안을 준다. 그림을 살펴보며 숨은 그림을 발견하는 재미를 누려보는 것도 글자 없는 그림책을 접하는 즐거움일 것이다. 그림책의 주인공인 그림이 톡톡히 주연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이 어떨까.     글쓴이 고현주는 청주에 살고 있다. 어느새 중학생이 된 큰 아이를 키우다 그림책에 푹 빠져 지낸 지 십년이 넘었다. 그림책 관련 책을 낼 정도로 그림책에 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림책으로 더 행복해질 세상을 꿈꾸고 있다. 
      와이스토리2023-05-22 22: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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