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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에게 열정을 배웠던 여름 연수

작성자 와이스토리 (ip:211.229.11.66)

작성일2023-05-22 22:24:32

조회수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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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실에서 나는 무기력 했다.

수업이 끝나면 자존감은 바닥을 쳤다.

방학이 있고, 정녀이 보장되고, 연금이 나올 것이라 해도 이 세월을 버틸 수 있을 자신이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이 답답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살아나야 내가 살 것 같았다.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건 나뿐!!

퇴근 후 밤 10시까지 관심 있는 연수를 들으러 다녔다.

찬란한 봄날, 낙엽이 화려한 가을날,

마음의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주말 산행을 접고 종일 와이 공방에 앉아 있었다.

 

 

가장 냉정한 평가자는 학생이다.

 

방학이 시작되어 학생참여중심 보건수업 직무 연수 강의를 했다.

강의장에 들어서니 퇴임을 앞둔 선배님께서 와계셨다. 작년 강의에서도 몇 번 뵈었는데...

얼른 달려가서 "선생님, 날도 더운데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어요~? 반가워요~"

"선생님 강의하시는데 와봐야죠. 저도 선생님처럼 수업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어서 못해요. 그래도 해보고 싶어서 자꾸 오게 되요. 저도 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 안해보셔서 그래요. 저도 처음부터 이런 수업 했던 거 아녀요. 입어보지 않았던 옷이라서 그래요. 처음 한 번이 어렵지, 한 번만 해보시면 그 담에는 두번, 세번 하실 수 있어요."

선배님의 열정에 가슴이 뭉클했다. 이미 내 강의에서 여러번 뵈었던 선배님인데...

오히려 내가 선배님의 열정을 배우고 있었다.

 

 

아.. 답하기 곤란한 아이들의 성질문

책상을 모두 밀고 모험상담 활동으로 강의의 문을 열었다.

내 수업의 역사는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활동을 하기 전과, 한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학기 수업이 수월해지 때문에 선생님들도 그 기분을 느끼고 학교에 가서 활용하시라고 한 두가지 활동은 꼭 소개해 드린다.

성교육 시간에 학생에 받았던 곤란한 질문을 쓰고 완전히 구겨서 공을 만든 후 바구니 던져 골인 시키고 동그랗게 모여앉아 쓴 것을 나누었다.

 

 

 

 

그 내용은 우리끼리만 비밀이므로 여기서는 쉿~!

아마 이번 연수 중 가장 맣은 시간을 할애하여 이야기를 나누었고 가장 Hot 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수업의 전제조건, 소통

책상을 모둠대형으로 정리하고 명패 만들기를 했다.

 


 

흔하디 흔한 명패 만들기 활동에 이야기톡 그림스티커가 붙는 순간 나만의 명패가 탄생한다.

그림 스티커를 처음 접하는데도 그림을 척척 잘 고르신다.

아이들과 똑같은 질문, "선생님, 명패 한 개에 꼭 스티커 한 개만 붙여야해요?"

"아이들과 똑같은 질문을 하시네요~~"

(한바탕 웃음)"더 사용하셔도 되요. 근데 많이 사용하면 글을 쓸자리가 부족하니 두 개 정도만 사용하세요."

"선생님, 그림을 붙이니까 명패가 특별해졌어요. 그림 그리는 부담도 없고 ... 이 스티커 어디서 사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선생님들은 친분이 있는 선생님과 함께 연수를 신청하고 연수장소에 오시면 꼭 함께 앉기를 원하신다.그래서 혼자 오신 선생님은 혼자가 된다. 아무 연수나 관심만 가면 쫓아 다녔던 나는 늘 그래서 혼자였다.

랜덤으로 모둠을 구성하고 처음 앉았던 자리에서 헤어졌다.

헤어지기 전에 처음 모둠에 함께 앉았던 선생님들의 명패 내용을 잘 확인하시라 했다.

아이들이 그렇듯이, 선생님들도..

이젠 내가 뭔가를 확인하도록 하면 그 다음에 뭔가 게임이나 활동이 있을 것이란 것을 눈치채신 것 같다. 열심히 확인하신다.

만들었던 명패는 내가 모두 걷어서 내가 소개글을 읽으면 연수생들이 알아맞히는 시간을 가졌다. 이전에 같이 앉았던 선생님들이 맞춰주셨다. 혼자 온 선생님도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스스로 맞추지 말라고 미리 당부를 드려도 본인도 모르게 "저요!"라고 손을 드신다. 덕분에 모두들 웃임이 터져나왔다.

 

모둠 이름 작명소 활동으로 이어졌다.

 


6명 모둠원 중 5명이 최근에 가족이 아파서 입원했던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나누고 있었다. 나머지 한 명 선생님께서 "우리 강아지가 아파서 입원했는데 그건 안될까요?" 모둠원들에게 물어보고 있을 때, 마침 나는 그 옆을 지나고 있었다.

선생님들은 연수를 오시면 학생이 되는 것 같다. 모둠원들은 동시에 나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요즘은 반려견도 가족이니까 인정해줘야하는 거 아녀요?"

"오오~ 대박~~!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그렇게 하세요."(양 엄지척!!)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모인 요즘 교실에서 모둠구성은 한 학기 수업을 좌우하기도 한다. 한 때는 랜덤으로 모둠 구성 후 아이들간의 라포형성 활동 없이 모둠원에 대한 불만이 있는 아이들을 무시한채 수업을한 적이 있었다.

교실에 들어가면 떠들지는 않는데 싸~~한 분위기, 의견이 안맞아 서로 싸우고, 비난하고, 모둠내 1~2명은 소외되기도 했다.

공통점을 가진 친구를 발견하는 '모둠 이름 작명소'는 모둠의 라포 형성 활동이다.

 

"모둠명을 지을 때는 모아진 스티커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이름을 지으세요. 원래 스티커의 의미를 연결해도 되고 그게 어려우면 스티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도 되요."

"선생님, 막장 이야기가 되었어요."

"원래 막장드라마가 욕하면서 보지만 제일 재미있쟎아요~ 괜찮아요."

여기저기 낄낄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막장 드라마 쓰고 계시다.ㅎ

언제나 바르게 사시는 선생님들께 막장드라마는 일탈의 간접 경험인 것 같다.

 

연수생의 점심 시간은 소중하다.

 

 

오후 활동의 첫 활동은 내려! 게임을 하기 위해 선생님들께 익숙한 '접어'게임(일명 '손병호'게임)으로 시작했다.

내 차례가 되었다. "마트 시식코너에서 먹막 가기 좀 그래서 안 살 거면서 살 것처럼 연기한 적 있는 선생님~ 접으세요~" 여기저기 키득거렸고, 그 다음 조건부터는 솔직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 다음에 이어진 '내려' 게임은 단순히 '카드 속에 빨간색 있는 내려!'가 아닌 경험 나누기의 장이 되었다.

누구나 삶속의 힘듦으로 상처가 있고 때로는 누군가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의 뜨거움이 식을 때가 있다.

 

마지막 활동은 건강상태 조사서를 기반으로 건강실천 계획 세우고 게임하기

너무 뻔한 것을 게임으로 진행하니 교실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일어나서 맞추고 계시다.

"선생님, 앉아서 하셔도 돼요. 앉으세요~"

"아니~~ 잘 안보여서요~"

 

다섯 시간의 강의는 너무 빠르게 지나갔고 더 많은 것을 나누어드리려 했으나 아쉬움만 가득했다.

  

 

 

 

"...당장 2학기에 써먹어보고픈 수업기술들도 너무 많이 배워온 것 같지만 무엇보다도 선생님의 열정을 보고 저도 이대로 가만히 무기력하게 수업하는 건 안되겟다는 마음속 다짐도 해보게 되었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마음 같은 문자가 와 있었다.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글쓴이 이재정은 중학교 보건교사이다.

수업은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해야 하고 학생들이 다음 수업을 기대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흥미와 재미라는 그릇에 내용을 담고자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이야기톡을 만나 더욱 풍성한 수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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